시세 9~12억원 주택도 ‘고가주택’으로 분류 현실화

서울 아파트 절반이 시세 안올라도 세부담 증가

종부세 대상 ‘시세 13억원’부터 보유세 체감될 듯

공시가 신뢰성 향상이 조세 저항 누그러뜨릴 관건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16일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실거래가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내용 및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세종 전역 및 경기 일부 등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최고 4.0%로 올리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우산을 든 시민이 길을 가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16일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실거래가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내용 및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세종 전역 및 경기 일부 등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최고 4.0%로 올리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우산을 든 시민이 길을 가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부가 내년 공시가 현실화 대상에 ‘시세 9억~12억원 이하’ 주택을 포함하기로 해 서울 아파트 상당수가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세 12억원 주택은 종합부동산세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초과(1주택자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세부담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시세 13억원 초과 주택 보유 1주택자는 세부담이 크게 는다.

국토교통부가 17일 발표한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공시가격 역시 고가주택 위주로 시세반영률을 높일 방침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시세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은 예년과 같은 수준의 시세반영률을 적용하고 올해 시세상승분만큼만 인상된다. 반면 시세 9억 초과 고가 주택은 올해 시세상승분을 반영하는 것과 동시에 시세반영률까지 높이겠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고가 주택’의 범위가 ‘시세 9억원 이상’으로 넓어졌다는 것이다. 정부는 2019년도 공시가를 산정할 때도 고가 주택 위주로 시세반영률을 높였지만 ‘공시가 9억원 이상(시세 12억원)’ 주택만을 고가 주택으로 봤다. 때문에 ‘시세 9억~12억원 이하’ 공동주택은 2018년도 공시가 시세반영률과 2019년도 시세반영률이 66.6%로 같았다. 단독주택 역시 51.4%로 지난해와 올해가 변함 없었다. 그러나 내년도 공시가격부터는 해당 가격대의 시세 반영률을 공동주택은 68.8%로, 단독주택은 53.4%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고가 주택의 범위를 ‘공시가 9억원 이상’에서 ‘시세 9억원 이상’으로 확장한 것은 정부가 16일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1년 3개월만에 발표한 이 종합대책에서 정부는 기존에 ‘공시가 9억원 초과’에 적용되던 대출 규제를 ‘시세 9억원 초과’ 주택으로 확대하고 규제의 내용도 강화했다.

시세 ‘9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많게는 서울 아파트의 절반 가까이가 공시가 현실화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8014만원이라는 점에서, 서울 아파트 절반 가량이 이 가격 이상에 분포해 있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에는 공시가 현실화 대상이 강남3구와 마용성 일부 지역에만 국한돼 있었다면, 서울 전역의 신축 아파트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신축 아파트는 정부가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급등해 줄줄이 ‘10억 클럽’에 가입한 바 있다.

다만 ‘시세 9억원 이상~12억원 이하’ 주택의 공시가 현실화가 세부담 급증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가격대는 공시가격을 시세 대비 70% 수준에서 현실화하더라도 최대 8억4000만원에 그쳐 종부세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12·16 대책은 종부세율만 높였기 때문에 재산세 부담은 그다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가령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게 의뢰해 시뮬레이션한 바에 따르면, 시세 12억원 주택의 경우 올해 공시가는(현실화율 66.8%) 7억9920만원으로 221만원이고, 시세 변동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내년도 공시가는 현실화율 70%를 적용해 236만8000원으로 15만원 가량 오른다.

급격한 세부담 증가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종합부동산세가 적용되는 공시가 9억원 초과, 즉 시세 13억원 안팎의 주택을 가진 1주택자부터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가령 올해 공시가 9억100만원인 시세 13억4900만원 아파트는 올해 시세가 하나도 오르지 않았다고 가정해도, 내년도 공시가는 9억4146만원(현실화율 70% 적용)으로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보유세도 올해 259만8000원에서 내년 291만3000원으로 12% 상승한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16일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실거래가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내용 및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세종 전역 및 경기 일부 등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최고 4.0%로 올리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16일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실거래가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내용 및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세종 전역 및 경기 일부 등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최고 4.0%로 올리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babtong@heraldcorp.com

보유세 증가를 체감하는 가구가 늘면 조세에 대한 불만과 저항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올해와 같이 공시가 산정에 오류가 속출하고 명확한 산정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깜깜이 산정’ 논란이 터져나올 경우 조세 저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에 정부는 공시가격 산정·평가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없애기 위해 조사기관의 책임성과 검증체계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공시가격 산정시 조사자의 자의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오류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산정시스템 개선도 병행한다는 것이다. 또 부동산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회의록 등도 공개해 공시가격 결정 과정도 투명하게 안내한다.

김영한 토지정책관은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해 현실화율을 높이면서 공시가격 산정의 정확성과 객관성, 투명성을 강화해 신뢰할 수 있는 공시제도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