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의 OTT ‘웨이브’ 경쟁력 진단

“웨이브의 가장 큰 덕목은 드라마입니다.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소구되는 장르는 드라마에요. 국내서도 미국 예능보다 미국드라마(미드)가 인기가 많은 이유죠. 결국 서사, 스토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통합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의 경쟁력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이 대표는 KBS PD로 입사해 드라마, 예능, 교양, 다큐, 보도, 제작 등 콘텐츠 분야의 거의 대부분을 거친 명실상부한 콘텐츠 전문가다.

그가 토종 OTT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핵심전략으로 ‘스토리’를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장 넷플릭스처럼 수천억원이 들어간 번쩍번쩍한 독점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매일, 매주 지상파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가 켜켜이 쌓여가는 현재 구조상 ‘웨이브’의 콘텐츠 경쟁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모든 것은 스토리로 귀결된다”면서도 “단순히 드라마를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저차원적인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가 로그인하면 시청패턴, 성향에 따라 추천 콘텐츠를 매치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최근 ‘웨이브’가 진행 중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사용자경험(UX) 업그레이드 역시 이같은 기조에 맞춰 진행 중이다.

사실 이 대표는 대부분의 직장생활을 KBS에서 했다.

‘PD의 경영자 변신’ 이유에 대해 묻자 우연일 뿐이라고 겸손하게 웃었다. 채널 경험, 제작 편성 경험 등을 두루 거치고 콘텐츠사업을 맡았는데, 그때부터 시장 판도가 급격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방송국 안에 있을 때는 막연히 ‘시장이 저렇게 변하는구나’, ‘우리는 (콘텐츠를) 잘 만들기만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며 “막상 ‘웨이브’에 와보니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배포, 유통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경영자로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을 꼽았다. ‘빠른 의사 결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좌고우면하면 시장에서 못 살아 남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매일, 매주, 한달 등 무엇이 이 시점에 가장 중요한 이슈인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며 “연출을 할 당시 수많은 스텝들을 이끌며 의사결정을 내렸던 것이 콘텐츠웨이브 경영에 상당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토리’에 푹 빠진 그가 꼽은 명작은 영화 맨 프롬 어스(The Man From Earth, 2007)다. 이야기만으로 러닝타임 87분을 끌어가는 것이 ‘스토리의 힘’을 잘 보여준다고 그는 평가했다. 최근에는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웨이브’의 기업가치가 커지는 것을 넘어 전체 미디어,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이어 “미디어 산업이 성장하는데 ‘웨이브’가 한국의 디즈니 같은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