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출범 스페셜시추에이션본부

본부장 영입 못해 공석상태 운영

이해상충 논란에 ‘임시체제’ 지속

“한 조직 내 동일업무 복수 조직

인사나 위상 애매해질 수밖에”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스페셜시추에이션(특수 상황)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며 업계 주목을 받았던 미래에셋대우가 반년이 넘도록 부서 수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계 증권사에서 관련 투자를 이끌던 전문가가 담당 임원으로 영입돼 부서를 이끌고는 있지만, 여전히 본부장 자리는 비워두고 있다. 그룹 내 PE 투자 조직이 여러 군데 흩어져 있어, 인사 전략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안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IB부문 산하 스페셜시추에이션본부(이하 SS본부)는 현재 본부장 없이 운영되고 있다. SS본부는 지난 4월 신설된 부서로, 기업회생, 부실채권 인수, 경영권 승계 등 ‘특수 상황’에 처한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중견·중소기업 오너들의 경영권 승계 수요가 커지고 4차산업혁명 등으로 구조조정 시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근 1~2년 M&A 업계에서는 특수상황 투자에 대한 역량 확보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래에셋대우가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관련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자 업계의 관심도 집중됐다. 그러나 반년이 넘도록 아직 수장을 영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영입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미래에셋대우는 SS본부 출범을 준비하면서 국내 한 대형 회계법인의 재무 담당 임원을 SS 본부장으로 영입하기로 하고 당사자와의 합의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인사가 자신에 속한 회계법인에서 담당해 오던 부동산 개발사업 채권공개입찰에 미래에셋대우가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이해상충 논란이 불거졌다. 미래에셋대우는 끝내 해당 부동산 개발 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했고, 해당 인사의 영입은 현재로서는 무산된 모습이다.

일단 SS 본부가 사업을 개시한 만큼, 부서 운영에 큰 차질은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현재 SS본부는 도이치증권 한국총괄로 활약하던 강나영 상무가 담당 임원으로 영입돼 임시적으로 부서를 이끌고 있다. 강 상무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론스타 등을 거쳤으며, 이후 몸담은 메릴린치와 도이치증권에서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 업무를 담당했다. 강 상무 외에 4명의 직원이 SS 본부에 속해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그룹 내 PE 투자 조직이 산발적으로 포진해 있어 ‘선택과 집중’이 안 된 결과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내에서 PE 투자를 집행하는 곳은 ▷미래에셋대우(IB3부문 PE본부) ▷미래에셋자산운용 PE부문(미래에셋PE) ▷미래에셋캐피탈 신기술투자본부 ▷미래에셋벤처투자 PE본부 등 회사만 총 4곳에 달한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SS본부의 출범 이후 복수의 PE 투자 조직을 두게 됐다. 증권, 운용, 벤처캐피탈 등 계열사가 각각 PE 조직을 두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같은 회사 내에 동일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복수로 두는 것은 흔치 않다. 미래에셋벤처투자 PE본부의 경우 정책금융인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기업구조혁신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이미 특수상황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의 관계자는 “IB 중에서도 부동산과 PE는 수익이 높은 반면 커버리지와 기업공개(IPO) 부서는 낮은 수수료 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이미 PE본부가 있는 미래에셋대우가 SS본부를 따로 만든 것도 수익을 보강해주기 위한 차원이었을 수 있는데, 본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업계의 주목을 한 데 모았던 SS본부의 위상이 애매하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