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 이후…다음 투쟁 동력찾기 골머리
-曺이슈 관련 檢수사·패스트트랙 집중 전망
-계속 매달리면 역풍 일수도…향후 스탠스 고민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전 장관의 사퇴에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손뼉을 쳤지만, 이른바 ‘포스트 조국’ 정국을 놓고선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지난 8월 청와대가 조 전 장관을 지명했을 때부터 그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조 전 장관이 임명됐을 땐 단식·릴레이 삭발 등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조 전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역대급 규모의 장외투쟁도 기획한 바 있다. 그 결과 한국당은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눈에 띄게 오르는 등 성과를 냈다.
현재 한국당 내부에선 조 전 장관이란 압도적 ‘원 타깃’을 대체할 수 있는 투쟁 동력을 찾는 일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앞서 한국당은 조 전 장관의 사퇴 발표 직후 갈팡질팡하는 분위기를 내비쳤다. 당장 오는 19일로 잡힌 장외집회 참석 여부에도 “여러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쉽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15일 “조 전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우리 당 또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며 “다른 이슈를 모두 빨아들인 블랙홀이 사라진 만큼, 시간을 들여 다양한 의견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당장 한국당은 조 전 장관 이슈를 좀 더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전 장관과 그 주변인에 대한 사모펀드 의혹, 자녀 입시 논란 등이 그대로 남아있는 만큼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압박을 이어갈 전망이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투톱’은 조 전 장관의 사퇴 발표 직후 “검찰은 (조 전 장관을)흔들림 없이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조국 사태’ 최종 책임자로 지목, 청와대를 향해서도 거듭 날을 세울 모습이다.
이어 조 전 장관의 숙원인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려고 하는 선거법 개편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막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제2의 정쟁이 시작될 수밖에 없고, (방향을 잘 잡으면)전투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한국당이 조 전 장관 이슈를 벗어던질 타이밍을 놓친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조 전 장관 사퇴를 기점으로 여권 지지층이 결집하고, 그에 대한 동정론이 무당층 사이에 안착할 시 비판 화살이 한국당을 향해 날아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 전 장관 문제를 계속 붙잡으면 피로도만 상승할 수 있다”며 “이제 무슨 새로운 이슈를 갖고 싸울 것인가,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중도층 잡기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당은 검찰의 칼이 자신들에게 향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끼게 됐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충돌’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 정부여당 측에서 조 전 장관 일가에게 들이댄 똑같은 잣대로 수사에 충실히 임해야 한다고 공격할 게 뻔한 상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오직 정무적으로만 보면, 한국당 입장에선 조 전 장관이 더욱 버티길 바랐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