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여명 안전사고 사망 불구 종합 안전평가시스템 없어

자동차는 각종 모델별 기준으로 안전성 평가…첨단차로도 확대

건품연 ‘친환경 토공기계 종합시험설비 구축사업’ 추진이 유일

건설시공 현장의 건설기계로 인한 안전사고 모습.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제공]
건설시공 현장의 건설기계로 인한 안전사고 모습.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제공]

건설기계의 안전성 검사·평가가 아직도 단순 물리량 측정, 육안확인 등 주먹구구에 그치면서 이로 인한 사망사고가 매년 평균 100여건에 이르고 있다. 안전성 평가시스템이 현실에 맞지 않고 미비된 탓에 안전사고에 의한 인명피해가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행 건설기계관리법 제12조는 ‘건설기계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을 정하고 있다. 이 규칙은 2008년 제정 이후 13차례 개정됐으나 사용상황, 기술의 발전속도, 검사체계의 신뢰성 관련 규정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 따라서 건설기계 안전검사는 아직도 단순한 물리량 측정과 육안확인 검사체계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반해 자동차는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승용자동차 157개 모델, 승합자동차 5개 모델, 소형화물자동차 2개 모델에 안전도를 평가한 데이터를 누적해 국제 수준의 안전성 평가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또 수소차,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이 등장하면서 안전도 평가대상과 항목도 점차 확대됐다. 이에 따른 안전성 평가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2008년 이후 10년간 건설기계 사고 사망자 수는 총 1138명, 매년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다. 2017년 한 해 건설기계를 직접 원인으로 한 총 사망자 120명 중 지게차, 굴삭기가 62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크레인이 30명으로 나타났다.

2일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에 따르면, 2019년 6월 현재 국내에는 지게차, 굴삭기 등 건설기계 27종 50만6000여대가 등록돼 있다.

최근 5년간 건설기계 안전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우는 14만여건에 달한다. 검사 대상 건설기계 중 10대 가운데 1대 꼴로 운영 부적합 건설기계인 셈이다.

또 일부 건설기계를 제외한 건설기계 완성차, 어태치먼트, 크레인 등은 내용연수 규정조차도 없어 작동만 되면 안전문제 및 사고유발 가능성과 상관 없이 합격판정을 내준다. 이에 대한 법적 제한사항도 없는 실정.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 “건설기계 안전사고로 매년 평균 100여명이 사망하고 사망자가 줄지 않고 있다. 사고예방과 재발방지를 위한 감시시스템이 구축이 절실하다”며 “안전성 평가에 관한 관계 법령과 규정이 미비해 기술발전 속도와 안전문제간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현실에 맞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안전성 검사·평가시스템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대안으로 건설기계 검사 총괄기구인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과 건설기계 관련 전문 연구기관간 협업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 이를 통해 ▷건설기계 사용조건을 반영한 작업장 안전체계 ▷기계고장 시 안전대책 ▷첨단장치 추가에 따른 부품 및 시스템 안전검사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안 의원은 “건설기계 안전성 검사는 성능·안전과 직결돼 있음에도 대부분 육안검사로 이뤄져 신뢰성이 낮다. 실제 운영환경과 작동조건에 맞는 부품·모듈·완성차의 체계적인 안전성 평가시스템 구축과 제도개선에 국토부, 산업부 등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술발전에 따른 건설기계의 스마트화, 무인화에 대한 대비도 전혀 없는 실정이다. 1990년대 중반 이미 무인 굴삭기술이 개발돼 2000년 상용화까지 성공했다. 자율작업을 포함해 건설기계간 ICT를 통한 작업량분석, 작업계획을 접목한 건설시공도 운영 단계다.

이처럼 건설기계 첨단화에 따라 자동차에 준하는 안전성 평가 및 검사체계 도입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그나마 건설기계 전문연구 및 시험기관으로 산업부 산하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인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이 유일하게 있다.

연구원은 2015년부터 ‘친환경 토공기계 종합시험설비 구축사업’을 통해 건설기계 부품과 완성차의 시험평가와 검증인프라 조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살수 및 강우시험 설비를 비롯해 업계의 수요를 고려한 200kN급 단축 전기식 가진기와 모래먼지시험설비도 구축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