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6일 헤럴드경제 주최 인문학 시험을 앞두고 진중권 교수의 미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본지에서는 앞으로 진중권의 미학시리즈를 연재한다.

문사철 중심으로 출제되는 이번 시험에서 철학과 역사 소양이 있는 응시생은 중급의 인증서가 , 문예소양이 있는 응시생은 고급 인증서가 각각 제공된다. 특히 고급 인증서는 진중권의 미학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대회관계자는 밝혔다.

다음은 헤럴드경제 인문학시험 지정교재 ‘세계시민을 위한 인문학’(진중권,강진숙,조경원,이만적 공저)에 나오는 그리스 사회와 비례론에 대한 설명이다.

그리스 사회와 비례론 기원전 7,8세기경 그리스는 이집트 조각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후에는 예술의지가 달라진다. 이집트와 그리스는 자연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막지방에서 나일강에 의존해서 사는 이집트와는 달리 그리스는 기후가 좋고 비옥하고 지중해 교역이 발달하여 그리스인들은 현세적인 성격을 가졌다. 따라서 내세를 지향하는 의지를 담고 있는 이집트인들의 예술 의지를 자기 것으로 할 순 없었다.

기원전 6-7세기경 고졸(古拙)기에 고졸기 미소가 나타나는 등 이집트인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6세기쯤 되면 고대 그리스의 고전기 조각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예술 의지가 달라진 것이다. 처음에는 이집트 양식을 넘겨받았지만 점점 그것을 변화시켜 철저한 객관적 비례로 옮겨갔다. 이집트 사람들은 비례론의 문제(동작이나 자세에 따른 비례의 변화, 관찰자의 시각에 따른 변화 ,완성된 작품을 보는 시점에 따른 변화)를 무시했지만, 그리스인들은 이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며 묘사하려고 했다. 이것은 완전히 다른 예술 의지다.

- 그리스인들의 비례론 문제점 해결- 1. 동작이나 자세에 따른 비례의 변화 : 동작이나 자세의 변화에 따라 그때마다 달라지는 신체 부분과 부분의 비례 관계를 고려하여 비례 관계의 변화값을 산정한다. 예술가들은 각자 다르게 이 변화값을 산정하여 그리기에 똑같이 캐논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이집트와 달리 다른 작품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2. 관찰자의 시각에 따른 변화 –예술가마다 단축값을 다르게 산정하는 것을 인정한다. 예술가들 각자의 눈썰미, 취향에 따라 다르게 산정하는 것을 인정한다.

3. 완성된 작품을 보는 시점에 따른 변화 –3미터 정도의 크기인 신상을 아래에서 보았을 때 얼굴이 작게 보인다. 페이디아스는 얼굴을 크게 조각하여 아래에서 보았을 때 수평으로 보는 것과 똑같은 비례로 나타나게 하는 기술을 사용하였다.

초기 그리스는 문자도입이 늦어 말로 하는 구술 문화가 발달했다. 이로 인해 조형 미술과 민주주의가 발달하였다. 그리고 개인의 개성이 발달하였고 예술가의 개성이 살아있게 되었다. 그리스인들의 이러한 특징이 그리스인들의 예술 의지를 규정하였다. 그리스인들의 예술 의지는 이집트인들이 무시했던 3가지 문제를 모두 존중한 것이다. 그것은 비례론, 수학적인 명징성(또렷하고 분명한 정도)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