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월간 재정동향 발표…기업실적 악화에 하반기 감소폭 확대될 듯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일자리·복지 강화와 경제활력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에다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등 재정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세수는 오히려 감소해 정부의 재원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올 상반기 세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1조원 줄어든 가운데, 하반기에는 지난해 후반 이후 급속히 악화된 기업 실적이 반영돼 세수 감소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7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8월호)'를 보면 올 상반기 국세수입은 15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7조2000억원)에 비해 1조원 줄어들었다. 최근 수년간 상반기 국세수입이 매년 10조원대의 증가세를 보였던 것에 비해 볼 때 사실상 '세수 절벽'이 현실화한 셈이다. 전년동기와 대비해 상반기 세수는 지난해 19조3000억원, 2017년 상반기에는 12조3000억원 증가했다.

세수부진은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양도소득세 등 관련 세수가 줄어든 가운데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유류세 인하 등의 정책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방소비세율의 경우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종전 11%에서 올해 15%로 올라 중앙정부의 부가가치세 세수가 상반기에 1조8000억원 줄었고, 유류세는 지난해 11월 부터 15%, 올 5월7일부터 8월말까지는 7% 인하돼 각각 적용돼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3~4년 동안 나타났던 '세수 풍년'이 종료되면서 올해는 연말까지 가더라도 세수가 지난해 수준에서 정체하거나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수 실적을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는 올 상반기 44조5000억원이 걷혀 지난해 상반기(44조3000억원)에 비해 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수와 임금의 꾸준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래 위축에 따른 양도소득세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법인세는 올 상반기 42조8000억원이 걷혀 지난해 상반기(40조6000억원)에 비해 2조2000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법인세 세수는 비교적 양호했던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반영돼 소폭 증가세를 보였으나, 하반기에는 올 상반기의 부진한 기업 실적이 반영돼 세수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부가세는 지난해 상반기 34조8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34조5000억원으로 3000억원 감소했고, 교통세도 같은 기간 7조8000억원에서 6조9000억원으로 9000억원 줄었다. 증권거래세를 포함한 기타 세수도 같은 기간 20조8000억원에서 19조6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감소했다.

기재부는 올해 총 세수 목표(예산)에 대비한 상반기 진도율이 53.0%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예산 대비 진도율(58.6%)에 비해서는 5.6%포인트 낮았지만, 세수실적과 비교한 지난해 상반기 진도율(53.5%)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세수가 올해 세입예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국세세입 목표를 294조8000억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지난해 국세 실적(293조6000억원)에 비해 1조2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올들어 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주력 대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돼 하반기 세수는 매우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8월에 이뤄지는 법인세 중간예납에서 기업들이 올 상반기의 악화된 실적에 대한 가결산 결과를 바탕으로 세금을 납부할 경우 세수가 큰폭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세수 부진은 재정적자 및 국가부채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올 상반기 38조5000억원 적자로, 지난해 상반기(-3조5000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35조원 확대됐다. 여기에서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해 실질적인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올 상반기 59조5000억원의 적자로, 지난해 상반기(-25조5000억원)보다 34조원 악화됐다. 중앙정부 채무는 6월말 현재 686조9000억원으로 작년말(651조8000억원)보다 35조100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