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물꼬 터야… ‘1+1’에 정부 ‘피해자 구제 노력’ 투트랙 전략
WTO 등 통상 법적대응...국제사회 여론전·공조도 필요
“예산·세제지원, 규제 완화…부품소재 경쟁력강화 기회로”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일본이 2일 우리의 끈질긴 협의요청을 모두 거부하고 우리나라를 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끝내 막다른 길로 들어섰다.
양국간 '정면충돌'이 우려되는 가운데서도 전문가들은 보복조치로 맞대응에 나서기보다 양국 갈등이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점을 강조한다. 대화의 물꼬를 트는 물밑 교섭을 진행하는 동시에 세제 및 예산 지원, 노동규제 완화 등의 조치를 통해 우리 기업의 부품·소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야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일본과 ‘강 대 강’ 구도로 부딪히기보다 상호비난전을 자제하고 우선 물밑 접촉을 통해 외교적 해법이 가능한 구도를 만드는 데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일본과 전면전을 펼치게 되면 일본 입장에서도 손해를 보지만 우리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탓으로 풀이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양국 관계가 훼손된다면 모두에게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가장 우려할만한 측면은 상호 보복전이 확대되고 장기화하는 것"이라며 "상황이 악화되면 그 범위와 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양국이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자유무역 훼손조처에 대해서는 비판해야 하지만, 우리도 유사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일본이 추가적인 조처를 가할 명분을 제공해서는 곤란하다"며 "공공연히 벌어지는 상호비난전을 자제하고 물밑 접촉을 통해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단기간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교협상을 통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하지만 일본은 강제징용 배상문제에 대해 한국이 약자입장에서 맺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제로 돌아가도록 강요하면서 협상테이블에 나서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고위급 특사를 파견하거나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시급하다. 이에 '1+1안'에 우리 정부의 피해자 구제노력을 더하는 투트랙 전략이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해당 제시안에 더해 배상이 확정되지 않은 나머지 피해자들의 경우 한국 정부가 책임지는 내용을 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일 갈등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불매운동과 같은 행동으론 일본을 움직이기 어렵고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접점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지금은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이기 때문에 무역분쟁과는 별개로 긴 안목으로 접점을 찾고 대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국제통상법적 대응을 강화하고 여론전 등 국제사회 공조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학계의 한 전문가는 "일본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갈등이 오래간다면 국제사회 여론전에서 한국이 유리하다"며 “일본 정부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국제 여론 홍보전을 펼치는 동시에 수출규제 품목의 대체 수입처를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세제’와 ‘예산’ 지원은 물론, 연구개발인력에 대한 노동규제 완화 등 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