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 액션에 불매 참여 70% 육박
불매운동이 애국운동으로 급진전
“소비 위축될라”…기업들 ‘전전긍긍’
[헤럴드경제=신소연·이혜미 기자]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2일 최종 결정하면서 반일 불매운동이 전 국민으로 더욱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불매운동이 마치 애국 항일운동인 듯 너도나도 동참하는 양상이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추락하는 매출 감소세에 전전긍긍이다.
▶10명 중 7명 “불매운동 동참” = 한일 양국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반일 불매운동에 참여 의사가 있는 국민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달 네 차례에 걸쳐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 참여실태’를 조사한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불매운동 참여 응답률이 높아졌다. 일본의 경제보복 경고 직후인 지난 달 10일 실시한 1차 조사에서는 불매운동 참여 응답이 48%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한일 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2차(17일)와 3차(24일) 각각 54.6%와 62.8% 등으로 참여 응답률이 갈수록 높아졌다.
특히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담판 직전인 31일에는 불매운동 참여 응답이 64.4%까지 높아졌다. 특히 이날 조사에서는 지금은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참여 의사가 있다는 응답률(8.6%)을 포함해 종합 집계할 경우 불매운동 참여율이 68.5%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전국 19세 이상의 국민이 4320만명임을 고려하면 2960만명이 일본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인 2855만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전전긍긍하는 한국진출 日 기업, 장기화되면 내수 기업 모두 타격 = 유니클로 등 한국에 진출한 일본기업들과 브랜드들은 전전긍긍이다. 아울러 일본제품을 취급하거나 일본기업과 제휴를 맺은 유통기업들 역시 불매운동의 여파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일본 맥주다. 일본맥주는 ‘수입맥주 4캔에 1만원’ 할인행사의 최대 수혜품목이었지만, 지난 달 불매운동의 타깃이 되면서 매출이 대폭 줄었다. 편의점 CU는 전년 동기 대비 49%, GS25는 40% 가량 일본맥주 매출이 감소했다. 이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일본맥주 매출이 62.7%가 빠졌다.
일본맥주를 취급하는 수입주류 관계자는 “지난 달 초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기 시작한 후 둘째주, 셋째주 등 갈수록 판매량이 더 큰 폭으로 떨어져 현재 판매량을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라며 “지금도 거의 팔리지 않고 있지만, 이번 결정으로 힘든 상황이 더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불매운동의 상징처럼 돼버린 유니클로의 경우 매출 감소폭이 커지면서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실제로 유니클로는 불매운동 영향으로 지난달에만 매출이 30%이상 줄었다. 이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의 매출 감소세 확대는 자동차, 화장품, 식품 등 다른 일본 기업으로 번질 것으로 보여 관련 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실제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라면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2.6%, 조미료는 32.9% 감소했다. 서울시내 한 백화점의 SK-Ⅱ, 시세이도, 슈에무라 등 일본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은 20%이상 줄었으며 이번 결정으로 하락세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정부의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이미 예고된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당혹스럽다”며 “일본기업은 물론 일본기업과 제휴하거나 지분관계가 있는 제품까지 불매운동 대상에 포함되면서 점점 확산될 것으로 보여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기업들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예전과 달리 ‘반일 불매운동=애국 마케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불매운동이 자칫 소비위축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유통회사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국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상황에서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면 일본기업은 물론, 국내기업도 영향을 받아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질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