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완전보험주식회사’ 전지현역 배우 홍지민
드라마 ‘온에어’ ‘미스코리아’에서 감칠맛나는 조연 연기로 인기를 얻고, 뮤지컬 ‘드림걸즈’ ‘캣츠’에서 주연을 꿰찼던 뮤지컬 배우 홍지민<사진>이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 ‘완전보험주식회사’에 출연한다. 여주인공도 아닌 1인 4역을 해내는 멀티녀 전지현역이다.
최근 대학로 연습실 인근 카페에서 만난 홍지민은 “앙상블이 뭔지, 받쳐주는 연기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원래 지난 8월 공연 예정이었던 뮤지컬 ‘스위니토드’를 준비하면서 ‘나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려고 칼을 갈고 있었어요. ‘스위니토드’ 때문에 드라마 섭외도 거절하고 보컬 선생님과 레슨 날짜까지 잡아놨는데 결국 공연이 취소됐죠. 그러다 완전보험주식회사의 극본, 작사ㆍ작곡을 맡은 최재광 음악감독의 출연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 거예요”
최 감독은 홍지민이 ‘캣츠’에 출연 당시 보컬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언을 구했던 ‘숨은 고수’였다. 최 감독은 이번 작품을 5년에 걸쳐 준비해왔고, 홍지민은 옆에서 대본 검토 등을 도우며 지켜봐왔다.
홍지민이 “배역을 맡을 거 있으면 달라”고 제안했을 때 손사래를 치던 최 감독은 어느날 도움을 요청했다. 홍지민은 흔쾌히 응했다.
“소극장 무대는 ‘루나틱’ 이후 9년만이예요. 대극장 공연의 경우 헬퍼가 옆에서 옷 갈아입는 것을 도와주는데 소극장 공연이라 전부 제 손으로 해야하죠. 눈알만 굴려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관객들에게 들통날 것 같아 그 어떤 때보다 무서워요”
지난 2009년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홍지민 역시 마을아낙1을 맡던 시절이 있었다. 서울예술단원이었던 당시 와이어리스 마이크는 주연들만 착용했다. 마이크를 차고 싶었던 홍지민은 면봉을 까만색으로 칠해 이마에 붙이고 나갔다가 선배들한테 혼이 나기도 했다.
“완전보험주식회사에 합류할 때는 좋은 배우들이 많아 굳이 주인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안했어요. 배우들의 아이디어가 넘쳐서 아이디어 천국이예요. 그러다보니 대본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나 언제 대본 외우냐’고 하소연할 정도죠.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게 창작뮤지컬의 재미예요”
이번 작품에는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SNL코리아’에 출연중인 정상훈을 비롯 연극 ‘유도소년’의 박훈, 멀티 연기의 달인으로 꼽히는 임기홍 등이 출연한다. ‘뚱뚱OK다이어트보험’ ‘이혼보험’ 등 기발한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회사 직원들과 고객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 11일 개막해 오는 11월 2일까지 대학로뮤지컬센터 공간 피꼴로에서 공연한다.
홍지민은 “이혼보험에서 행복보험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그린 유쾌하고 행복한 작품이”이라며 “노래는 말할 것도 없이 완벽하다”고 강조했다.
드라마나 시트콤에서 주로 시원시원하고 당당한 여성 역할을 맡았던 홍지민은 영어가사로 된 노래를 부를 때 ‘알(R)’과 ‘엘(L)’ 발음을 구별하기 위해 영어를 배울 정도로 꼼꼼한 성격이다. 외국인 보컬 트레이너의 조언에 따라 클래식 발성도 배우고, 기타도 연습 중이다. 지난 7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관객과의 만남에서는 기타를 치며 김광석의 ‘일어나’를 부르기도 했다.
“이전 소속사에서 저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프로필 적을 때 혈액형을 O형이라고 해놨어요. 전 A형인데 말이죠. 사람들은 천하태평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무대에서 대사 씹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해요. 그래서 연습을 많이 하고 레슨도 많이 받죠. 관객들은 잘 모르겠지만 ‘리멤버’가 아니라 ‘뤼멤버’라고 발음하면 뿌듯해요”
올해 데뷔 18년차인 홍지민의 꿈은 자신의 노래로 앨범을 내는 것이다.
“발라드든 탱고든 재즈든 장르의 구별없이 들으면 힘나는 노래로 채울 거예요. ‘아이 캔 두잇(I can do it)’ ‘좌절하지마’ 이렇게 외치는 노래 말이죠.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기운이 나게 하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