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 임영록 KB금융 회장 징계를 놓고 옛 재무부 출신의 ‘모피아’들이 묘하게 얽혔다.
제재 당사자인 임 회장(행정고시 20회)을 비롯해 신제윤(24회) 금융위원장, 최수현(25회) 금융감독원장, 최종구(25회)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주인공이다. 모피아는 옛 재무부의 영문약자인 MOF(Ministry of Finance)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다. 누구보다 끈끈함을 자랑하는 모피아 출신의 현직 수장들이 오는 12일 KB 사태의 종착역을 앞두고 단단히 얽혀버린 것이다.
징계 대상자인 임 회장은 이들 중 가장 선배다. 기획재정부 전신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국장, 차관보, 2차관까지 역임한데 이어 지난해 리딩뱅크 KB금융그룹 총수에 이름을 올렸다. 모피아의 계보를 잇는 현직 대부격이다.
공직 생활 후반기를 금융당국에서 보낸 뒤 지난해 화려하게 복귀한 최 원장은 임 회장과 1955년생 동갑내기이자 행시 합격자로는 드물게 서울대 사범대 출신으로 서로 교감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재심의위원회의 경징계를 중징계로 올린 최 원장의 결정에 임 회장이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두 사람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마지막 바통은 신 위원장이 받았다. 신 위원장 역시 대표적인 ‘금융통’으로 재경부 금융정책과장에 이어 국제금융국장, 금융위 부위원장과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냈다. 그는 빠른 결정을 위해 금융위원회 조기 개최를 지시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사퇴에 이어 임 회장마저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생길 수 있는 KB의 경영공백 사태, 그렇다고 금감원장의 결정을 또 뒤집기에는 너무 큰 파장에 신 위원장은 착잡하기만 하다. 금융위는 합의제 의결기구다. 표결로 갈 수도 있다. 신 위원장은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어깨에 짊어졌다.
제재심의위 위원장인 최 부원장은 이번 최종 결정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 그는 최 원장의 최종 결정 회의 때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제재심의 위원의 경징계 결정과 제재당국 수장의 중징계 사이에서 운신의 폭은 좁았다. 제재심의위때도 5대 3으로 표결이 갈려 본인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필요가 없었다.
최 원장의 중징계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다고 임 회장이 당장 물러날 가능성도 적어 복잡한 실타래는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