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 높은뜻광성교회 목사, SNS 글
지난해 초 정 前의원 재혼 주례도 봐
“예배후 ‘사랑합니다’ 마지막 인사 돼”
“고통 함께하지 못해”…책망 글 남겨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지난 16일 별세한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이 생전에 다녔던 교회의 목사가 그와 나눴던 마지막 이야기를 최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했다. 해당 목사는 지난해 정 전 의원의 재혼 당시 주례를 서기도 했다.
이장호 높은뜻광성교회 담임목사는 정 전 의원의 발인이 엄수된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그에 대한 글을 남겼다. 이 목사는 “고 정두언 안수집사, 작년부터 우리 교회 등록 교인이 되셨다”며 “꽤 여러 번 예배를 출석하다 결심하셨다. 등록심방도 받으셨다”고 서두를 꺼냈다.
이 목사는 지난해 초 정 전 의원의 결혼식 주례를 섰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교인으로)등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식을 주례해 달라고 (정 전 의원이)부탁해 오셨다”며 “혼인신고를 마친 상태였지만 아내 되신 분은 초혼인지라 조촐하게 결혼식을 갖고 싶다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결혼식에는)양가 가족들과 가까운 지인들 무엇보다 전처에게서 낳은 따님과 사위도 참석했다”며 “따뜻한 결혼식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정 전 의원과 친분을 쌓아 온 과정도 털어놨다. 그는 “그 후에도 SNS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격려했다”며 “정치적 입장이 달라도 토론하며 더 나은 선을 향해 걸어가려고 했던 ‘합리적 보수주의자’, ‘건강한 보수의 대변인’(이었던 정 전 의원에게)언젠가 좋은 기회가 주어지면 참 좋겠다 싶었다”고 했다.
이 목사는 마지막으로 생전의 정 전 의원을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그는 “지난 주일(14일) 예배 후에도 인사 나누며 어깨를 두드려 드렸다. ‘사랑합니다’(라고도 했다)”며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 인사가 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우리 교회를 통해 평안을 찾아가고 있는 줄 알았다. 흐뭇했다”며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지난해 2월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고통에서 피하려면 죽는 수밖에 없었다”며 2016년 20대 총선 낙선 당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목사는 정 전 의원의 ‘비보’를 막지 못한 자신을 책망했다. 그는 “(정 전 의원의 별세)속보를 접하자마자 그 무엇이 그런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는지(생각했다)”라며 “그 고통 중에 함께해 주지 못했고 지켜드리지 못한 미안함과 괴로움이 밀려왔다”며 “나는 영혼을 안내하는 담임 목사인데”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정 전 의원의 입관예배 당시 설교의 성경 본문을 페이스북에 함께 적었다. 그는 정 전 의원을 회상하듯 “고인이 직접 부른 CD 음반 ‘당신은 아름다워요’를 듣는다”며 “당신도 아름답습니다. 유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길 기도합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지난 16일 오후 4시25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정 전 의원이 유서를 남긴 채 집을 나섰다는 점 등으로 미뤄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의 별세 소식에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그를 ‘용감하고 소신 있는 정치인’, ‘합리적 보수정치인’ 등으로 기억하며 애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