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금액·건수 급증세
아마존 MS 구글 인기
증권사도 서비스 강화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상반기 미국 주식 투자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은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부진 등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 미국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결제금액(매수·매도 합산)은 127억 2482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기간 평균 원/달러 환율(달러당 1146.62원)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무려 14조5905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예탁결제원이 통계를 제공하는 2011년 이래 반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기도 하다. 매수 32만1720건, 매도 19만8801건 등 결제건수로도 역대 최대 기록이다. 기관뿐 아니라 개인의 소액 투자가 활발했다는 방증이다.
미국 주식은 상반기에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결제한 '해외주식 톱10' 순위를 싹쓸이했다. 압도적 1위를 달리는 아마존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3위), 알파벳(4위), 엔비디아(7위), 애플(8위) 등 9개 종목이 10위권 안에 포진했다.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투자자들의 유출세가 뚜렷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중 개인은 증시에서 1조550억원(누적)을 팔아치웠고, 기관도 2조654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만 보더라도 개인과 기관의 순매도 금액은 각각 4조3838억원, 9008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코스피가 미·중 갈등 같은 대내외 불확실성과 반도체 업황 부진 등 기업 실적 우려로 박스권에 머무는 동안,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양호한 미국 시장으로 투자심리가 쏠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작년 말 2041.04에서 올 6월 말 2130.62로 4.39% 오르는 데 그친 반면,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7.35% 점프하며 대조를 이뤘다. S&P500지수의 상반기 상승 폭은 1997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도 약 14%, 20%씩 뛰어오르는 성과를 보였다.
증권사들도 개인 대상의 해외 투자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KB증권은 연초 미국 등 5개 시장 상장주식을 환전수수료 없이 실시간 원화 거래 서비스를 도입했고, 신한금융투자는 해외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쪼개 사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내놨다.
국내 기업의 성장세가 당분간 둔화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 전망은 높아지면서 인기가 상당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USA투데이는 최근 시장정보업체 팩트셋 자료를 토대로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 등으로 내년에도 미 증시가 두자릿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