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시대(김용규 지음, 살림)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과 튀빙겐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정통인문학자’이자 강단에 서지 않는 작가, 지식소설로 ‘한국의 움베르트 에코’라고도 불리는 소설가. 김용규가 고대 그리스시대로부터 생각의 도구들을 빌어와 오늘날에도 귀중한 쓰임새를 되새겼다. ‘공부의 시대’ ‘인문학의 시대’에 무엇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지를, 저자 김용규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생각’으로부터 찾았다. 책 ‘생각의 시대’(살림)다.
김용규는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보편적이고 거시적이며 합리적인 전망과 판단을 제공해줬던 생각의 도구들을 익히고 파악하자고 말한다. 그 생각의 도구들은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호메로스와 소크라테스 이전 그리스 철학자들이 발명해낸 것들이다. 메타포라와 아르케, 로고스, 아리스모스, 레토리케이며 우리말로는 각각 은유, 원리, 문장, 수, 수사가 가장 근접한 단어들이다.
저자에 따르면 메타포라, 은유는 대상의 본질을 꿰뚫게 하고 새로운 생각을 창조하는 가장 훌륭한 도구다. 아르케, 원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준다. 로고스, 문장은 제대로 된 정신 구조를 갖게 하는 바탕이다. “정신이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문장이 정신을 만든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아리스모스, 수는 인간이 관찰한 자연과 사회, 그리고 예술 현상을 보다 활용하기 쉽게 패턴으로 표현해주는 생각 도구다. 레토리케, 즉 수사는 설득과 대화의 수단이다.
인문학이 매뉴얼화되거나 개론화된 몇 가지 사상 조류나 이론, 철학의 요약이 아니라, 사고의 훈련이고 역사와 사회, 자아에 대한 성찰이라고 믿는 독자라면 저자가 찾아낸 생각의 DNA, 공부의 도구, 인문학의 열쇠를 손에 쥐는 기쁨이 적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