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유희열의 스케치북’ god편은 오랜만에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특집이었다. 안방극장에서 실제 공연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9일 밤늦게 방송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god편은 아내와 20대 중반의 아들과 함께 보면서 노래를 따라 불렀다. TV 프로그램중 온가족이 함께 어깨를 들썩거리며 흥겹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몇 개나 되겠는가?

2000년대 초반 god의 콘서트를 몇차례 본 적이 있지만, 완전체로 컴백한 이들의 무대는 그때와는 다른 감성으로 다가왔다. 아이돌 출신이지만, 지금 아이돌과는 다른 그 무엇이 있었다. 약한 듯 하지만 애절한 데니안의 랩, 손호영의 부드러운 보컬, 박준형의 거친 랩, 윤계상의 사이사이 꽂는 보컬, 김태우의 허스키한 보이스 등이 이렇게 잘 어우러지는지도 다시금 깨달았다. 덩치가 큰 태우가 춤이 안돼 안무를 수정해도 좋았다.

god의 노래는 기계적으로 뛰어난 요즘 아이돌에서 접하기 힘든 따스함의 감성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들의 노래를 들으면 과거의 기억에 행복함을 느끼며 추억에 젖게 된다.

이날 방송된 ‘god’편은 스케치북 사상 최초 단독 게스트, 사상 최다 인원인 약 1,700명의 방청객, 최초 재방송 편성 등 스케치북의 모든 기록을 새로 세우는 날이었다. 또한 god로서는 12년 만에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 나오는 날이며, 함께 무대에 올랐던 12년 전 공개홀과 동일한 녹화장소에서 무대에 오르는 뜻 깊은 순간이었다.

god 멤버들의 차량이 이동하는 곳에는 하늘색 풍선으로 길을 만들었으며, 선착순으로 입장하는 방청객들은 앞 번호를 부여 받기 위해 녹화장 앞에서 3박 4일간 밤을 지새우는 등 십 여 년 전 전성기 시절의 god 모습을 방불케 했다.

MC 유희열은 스케치북 역사와 가요사의 한 획을 긋는 날이라고 말하며 god 완전체의 컴백을 고대했음을 알렸다. 유희열의 소개에 무대 뒤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등장한 god는 녹화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소리와 함께 첫 번째 곡인 ‘미운오리새끼’를 불렀다. 1,700명의 방청객들은 노래 한 구절 한 구절을 모두 따라 부르며 그간 스케치북에선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했는데, 노래를 마친 후 god가 인사를 하자 12년이라는 공백 시간이 무색할 만큼 방청객들은 더 큰 환호와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이 날 god는 정규앨범 8집인 ‘Chapter 8’에 수록된 곡들 외에 1집부터 7집까지 수록된 곡들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들을 선별해 불렀는데, 전국 콘서트에서 몇 번의 무대를 섰음에도 무대에 오르기 전 방청객들과 시청자들을 마주할 것에 대해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히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god가 노래를 부를 때마다 방청객들은 모두 함께 노래를 불러줬으며, 긴장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전성기 시절 그 때 그대로의 환상적인 무대를 꾸몄다.

방청객들과 god는 노래를 함께 부르며 지난날들을 회상하는 듯한 눈빛과 지금 이 상황이 무척이나 행복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정규 앨범 3집인 ‘Chapter 3’에 타이틀곡인 ‘거짓말’을 부를 땐 MC 유희열이 직접 건반을 연주하며 god와 아름다운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였는데, 이는 유희열이 본인의 콘서트에서 god의 ‘거짓말’을 직접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다는 것에서 기획된 무대로 스케치북과 god 그리고 방청객들에게 더욱이 특별했다.

또한 이 날 유희열과 마주한 god는 반가이 인사를 나누며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이 있었을 텐데 스케치북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god 멤버인 김태우와 손호영이 “지난번 스케치북에 출연했을 당시 ‘재결합을 하면 스케치북에 나오겠다고 약속했었지 않느냐’며 그 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god 김태우는 유희열이 멤버들 각자에게 모두 전화를 해 스케치북에 god가 모두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스케치북 방송을 떠나서 god 완전체 컴백은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라고 마지막으로 말한 것이 큰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관객들은 유희열을 연신외치며 감사와 응원소리를 냈고 유희열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박준형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다시 한 번 god 완전체 재결합을 축하했다.

이어 누구보다 오랜만에 방송을 찾은 god 멤버 윤계상은 무대가 많이 그리웠고, 많은 팬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는데 비하인드 스토리로 윤계상이 다른 멤버들보다 안무를 가장 많이 기억하고 있어서 콘서트 준비를 하며 다른 멤버들과 모든 스텝들까지 깜짝 놀랐다는 에피소드도 밝히며 방청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리고 이 날 토크 중에는 god의 컴백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꼽히는 박진영의 미담도 전해졌는데, ‘미운오리새끼’가 발표된 후 김태우에게 내가 만들어도 이 노래보다는 못 만들었을 것이라며 칭찬을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희열은 god의 무대를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냐고 질문했고, 멤버 윤계상은 계속 오래오래 함께하자고 서로 약속했다고 말해 god가 다시는 해체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 방청객들을 환호케 했으며 마지막 무대까지 마친 god는 흡족해하는 표정으로 이날 방송에 대한 고마움과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스케치북 god편은 기존 80분이었던 편성을 90분으로 확대 편성했으며, 스케치북 사상 최초로 재방송이 편성됐다. ‘god’편 재방송은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9월 10일 오후 3시 5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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