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수사권조정안’ 미묘한 온도차
박상기 법무장관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며 ‘검찰 달래기’에 나섰지만, 검찰은 직접수사 축소와 수사보고 및 지휘과정의 투명화를 골자로 한 자체 개혁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14일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박 장관이 전국 검사장들에게 보낸 이메일과 관련해 “정확한 내용을 확인해봐야 한다”며 “(검찰 입장을 밝히기 위한) 기자간담회 준비는 거의 다 끝나 있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당초 14~15일 중 기자간담회를 통해 개혁안을 발표하려고 했지만 법무부에서 같은날 박 장관의 기자회견을 추진하는 등 변수들이 생기면서 내주로 연기했다.
전날 박 장관은 전국 검사장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ㆍ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검찰의 직접수사(보완수사) 범위 확대 ▷경찰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 권한 강화 ▷경찰의 1차 수사 종결 사건에 대한 검찰 송치 검토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직접수사 범위 확대’를 언급한 박 장관과 달리 문 총장은 검찰의 직접수사 권한을 내려놓는 조건으로 경찰의 개혁을 추구한 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문 총장은 수사 착수 기능을 검찰조직에서 떼어내는 대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유지하는 방안과 수사지휘과정을 기록화하고 일선의 이의제기를 서면으로 남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반부패ㆍ강력부는 지난해 10월말과 올 4월초 마약범죄와 반부패 관련 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기능을 별도의 수사기관으로 이관하는 법률안과 조직구성을 검토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법무부에 보냈다.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수사권 조정안의 가장 큰 문제는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유지시켰고, 경찰에 독자적 수사권을 부여함으로써 정보와 수사의 결합이라는 위협을 초래했다는 것”이라며 “검찰의 직접수사는 더 이상 할 수 없도록 하고 모든 수사는 검사의 지휘와 사법 통제 하에 이뤄지도록 구조조정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와 법조계에서는 박 장관의 이메일이 현 조정안의 핵심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개혁위원이었던 양홍석 변호사는 “박 장관이 패스트트랙 지정된 법안의 문제점 자체를 논의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 애초에 정부합의안을 만들 때 논의됐어야 하는 문제”라며 “검찰의 직접수사를 늘리는 방향으로 조정한다는 건 개혁의 방향과도 맞지 않다. 검찰개혁의 핵심도 ‘수사지휘 배제’가 아닌 ‘특수수사 축소’로 가야 하는데 핵심을 훑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부장검사는 “검찰의 의견을 수용했다기보단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제기된 법안의 문제점을 일부 수정하겠다는 수준에 그친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한편 박 장관이 이메일에서 언급한 ‘검찰의 직접수사권 확대’는 통상적으로 의미한 수사개시권과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장관은 이메일에서 “사법경찰관 송치 사건에 대한 검사의 직접 수사범위와 관련해 모든 검사의 직접수사가 가능하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여기서 밝힌 직접수사는 송치된 사건을 수사하다가 다른 사건이나 공범이 발견됐을 때 진행할 수 있는 ‘보완수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직접수사는 검찰이 직접 개시하는 수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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