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 등 중산층을 겨냥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을(乙)지로 위원회’(을을 지키는 길 위원회)에 맞서 출범한 새누리당의 ‘손가위’(손톱 밑 가시제거 위원회)가 개점휴업 상태다. 새누리당은 “중소기업 중심의 민생투어와 정책토론회를 통해 민생 정책을 반영하겠다”며 지난해 8월 위원회를 발족했지만, 1년 만에 위원회 운영에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손가위는 지난해 5월 발족된 새정치연합의 을지로위원회와 흡사하다. 두 위원회 모두 ‘서민층을 지키고 경제민주화를 이루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상반기에 발족됐다. 아울러 두 위원회는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면서 법안을 마련해 ‘민생 정치’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정치권에선 “야당에 을지로위원회가 있다면, 여당엔 손가위가 있다”는 말이 통용됐다.
하지만 지난 6월 손가위 위원장을 맡았던 새누리당 안종범 전 의원이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내정되면서 손가위 운영도 더불어 불투명해졌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이 위원장직을 이어 받았지만 강 의원 측은 “맡은 직책이 많아서 손가위 운영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운영을 하기는 해야 하지만 곧 정기국회, 국정감사, 예산안 논의 일정이 빡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강 의원은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겸 국회 하반기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앞서 손가위는 지난 2월 올해 첫 전체회의를 열고 신규과제 26건을 선정, 발표했다. 당시 손가위는 이 가운데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경우 한도를 2000만원 이하로 상향조정한 ‘국세기본법’, 특허청 상표브로커 규제를 위한 ‘상표법’ 등 8개 법안을 중점 법안으로 선정해 우선 처리키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상당수 법안들이 상임위원회에 접수만 된 상태다.
아울러 지난 4월에는 경기도상공회의소연합회와 현장간담회를 열고 산업단지 내 대형세탁공장 입주 허용 방안 등 12건의 중ㆍ소상공인 건의사항을 추진하기로 정부와 합의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규제 완화 방침을 두고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반면 ‘남양유업 사태’의 갑을(甲乙) 논쟁을 계기로 발족된 을지로위원회는 올해 비정규직 법안 개정과 생활임금제 정책을 주요 화두로 던지며 “입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을지로위원회는 출범 1주년 기자회견에서 “45명의 의원이 343차례의 공식 일정과 100건의 법률상담 지원을 했다”며 “민생현장의 요구를 국감, 입법, 예산 등 의정활동에 반영해 그 결과를 다시 현장과 공유하는 정치적 전형을 창출했다”고 자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