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이재용·소탈한 정의선… 부친과는 다른 리더십으로 현장 진두지휘 직원과 직접소통 자상한 이미지 구축
기업이 국가의 근간이 되면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의 사회적 영향력도 커졌다. 특히 최근 재계의 3세 경영인들의 리더십은 미래 대한민국의 방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물론 이들의 리더십은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지만, 선대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재계 3세 리더십의 공통점은 소탈하고 부드러운 겸손이다. 선대 경영자들이 압축 경제성장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제왕적 리더십을 구축했지만, 두 세대가 지나면서 이제는 부드럽고 세련된 형태도 리더십이 변모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상황에서 결코 쉽지 않은 각종 경영현안을 차분하게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다. 특히 대결 구도로 치닫던 애플과 특허 소송을 ‘화해 모드’로 바꾸고,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직업병 피해자 모임과 협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부드럽고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다. 어릴적부터 할아버지인 고(故) 정주영 회장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정 부회장은 부하직원에게도 항상 존대말을 할 정도로 겸손하고 예절바른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업 추진력은 아버지에 뒤지지 않는다. 각종 사업 현안이 있으면 언제 어디든 현장으로 달려갈 정도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통한 소통 리더십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면세점 등 신규 사업에서는 냉철한 경영판단으로 탁월한 경영성과를 내면서, 지난 2월 택시기사가 호텔신라를 들이받은 사고는 그 피해를 회사가 감수하도록 따뜻하게 배려해 주변의 박수를 받았다.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디자인(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 출신) 전공자 답게 ‘전문가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2012년 이 사장의 주도 아래 출범한 SPA(제조ㆍ유통 일괄 의류) 브랜드 ‘에잇 세컨즈’는 두 자릿수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며, 유니클로(일본), 자라(스페인) 등 경쟁사들을 무섭게 뒤쫓고 있다.
한진가(家) 3세 남매인 조현아ㆍ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각기 다른 ‘3인 3색’의 리더십이 눈에 띈다.
맏딸인 조현아 부사장은 일명 ‘여걸’로 통할 정도로 카리스마가 있고 추진력이 강하다. 그녀는 그동안 외면받던 한식을 대한항공 기내식에 도입해 호평을 얻고 있다. 조원태 부사장은 위기에 처한 사업부마다 투입돼 실적을 개선하는 ‘소방수’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막내인 조현민 전무는 대한항공에서 신세대 특유의 감각으로 광고 제작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효성그룹도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과 삼남 조현상 사장이 보수적인 회사 이미지를 젊고 활기차게 바꾸는 리더십을 펼치고 있다. 특히 조현준 사장은 최근 쌍방향 사내 게시판인 ‘통통 게시판’을 열어 임직원 누구나 의견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소통은 한국타이어 3세들도 사촌인 효성가에 뒤지지 않는다. 조현식ㆍ조현범 사장은 ‘스킨십 리더십‘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40대의 젊은 나이로 직원들과의 세대 차이가 거의 없는 이들은 사장실 보고를 고집하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서는 실무자의 자리로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재계 최고(最古) 기업 가운데 하나인 두산그룹은 3세인 ‘용’자 항렬에 이어 ‘원’자 항렬의 4세 경영이 시작되고 있다. 집안 큰 어른인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주)두산 회장과 차남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그 선두다.
박정원 회장은 삼촌인 박용만 그룹 회장을 도와 주택용 연료전지 업체인 퓨얼셀파워, 건물용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클리어엣지파워를 잇따라 합병ㆍ인수하면서 연료전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데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은 두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중공업의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두산중공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변모시켰다. 그는 한 번 정해진 원칙은 절대로 어기는 법이 없는 ‘원칙주의자’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뜸해졌지만 한 때 SNS를 통해 회사 임직원 및 대중과 격없이 소통하는 소탈한 모습도 자주 보여왔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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