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ㆍ김성우 기자]속초시 영랑호 인근에서 만난 택시기사 조모(48) 씨는 밤새 겪은 일이 꿈결 같다고 했다.
밤하늘은 온통 붉게 타올랐고 매케한 연기로 숨을 쉴수 조차 없는 상황.
그는 “밤하늘이 새빨겠다”며 “세상을 다 태워버리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12시께, 고성 토성면에서 시작된 불은 강풍에 삽시간에 속초까지내려왔다. 조 씨는 “불길이 경동대학교 바로 뒷까지 내려온 순간, 갑자기 바람이 멈췄다”며 “학교일부가 불에 탔지만, 다행이 바람이 멈춰 불은 번지지 않았다”고 했다.
조 씨의 설명에 따르면 바람이 잠시 멈춰선 순간, 소방관들이 물을 뿌리고 가연성 집기류를 치우며 방화벽을 만들었다. 이후 바람은 다시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
강풍이 멈춰서, 화마를 피해간 지역도 있지만 불길을 그대로 받은 곳도 있다. 자영업자들도 화마 앞에 무력할수 없었다. 김용태(50)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리공장을 잃었다. 김 씨는 ”7시 45분쯤에 불이 붙어서 한시간만에 공장전체를 다 태웠다”고 했다.
아들과 저녁을 먹던 김모(73) 씨도 “산에서 불덩이가 날라왔다. 집을 덮쳤고 모든걸 태웠다”고 했다. 집 앞에 높아둔 포장된 자재들로 옮겨 붙은 불은 순식간에 집을 집어삼켰다. 그는 대포소로 이동하라는 재촉에도 자신의 차에서, 하얗게 재로 변하는 집을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김 씨는 “내 집이 타고 있는데, 어떻게 대피소로 가나”라고 했다.
전날 발생한 강원 고성 산불로 속초 주민인 50대 남성 1명이 연기에 질식돼숨지고 4011명이 대피했다. 임야 250㏊와 건물 125채가량이 불에 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5일 새벽 속초 화재 현장 대책본부를 찾아 “이재민들께서 하루라도 빨리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강원도 산불이 완전하게 진화될 때까지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한 목소리를 냈다. 자유한국당도, 더불어민주당도 고성과 속초를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며, 범정부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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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조모씨가 이날 새벽 12시께 촬영한 영상. 조모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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