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적정’ 받아도 영업익 자본 30% 가까이↓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비적정(한정ㆍ부적정ㆍ의견거절)’ 감사 의견이 한번만 나와도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은 낮아질 가능성이 대폭 커진다고 지적했다. ‘적정’ 의견으로 다시 수정되더라도 해당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통상 더 악화되기 때문이다.
4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 2월까지 장기 신용등급이 1회 이상 평가된 429개 업체 중 ‘비적정’ 감사의견이 표명된 회사는 16개(3.7%)이다. 이 중 ‘비적정’ 의견 표명 당시 받았던 등급이 유지된 회사는 7개이다. 이들 모두 ‘비적정’ 의견이 표명된 직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었거나, 신용감시상태(Watchlist) 하향검토로 변경됐다.
류종하 수석애널리스트는 “비적정 의견을 받게 되면 재무제표 신뢰성이 저하된다”며 “향후 채무상환과 관련한 재무위험에 대한 분석 역시 적정 의견을 받은 경우 보다 더 보수적으로 평가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비정적 의견을 받은 뒤 ‘적정’을 받아도 재무구조상 수치는 더 악화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감사나 차기 결산에서 ‘적정’을 받으면 ‘비적정’을 받을 당시보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거나 자본 규모가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 분석에 따르면 2015~2017년 재감사 이후 적정을 받은 상장사 18곳이 재무제표 재작성 과정에서 영업이익과 자본이 각각 30.4%, 26.1% 감소했다.
‘비적정’ 감사의견만으로 채권과 연계된 유동성 위험이 현실화된다는 문제도 있다.
‘비적정’ 의견은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상장 지분증권과 연계되어 있는 채무증권의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될 수 있다. 또 ‘비적정’ 의견에 의해 추가적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게 되고, 이 신용등급 하락이 채권의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한편 최근 ‘비적정’ 감사의견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락되고 있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달 27일 ‘의견거절’이 제시되면서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자 신용등급이 B-에서 CCC로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아시아나항공은 ‘한정’ 의견을 받으면서 신용등급 하향 검토에 들어갔다. ‘적정’으로 수정됐지만 회계정보 신뢰성 저하, 내부회계시스템상 미비점이 부각되면서 하향 검토가 유지되고 있는 중이다.
ra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