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돌봄 수요 급증에 경력ㆍ관련 자격증 없어도 선발 - 아동학대 예방교육은 단 2시간에 불과…그나마 형식적 - 여가부 뒤늦게 전수조사 실시…4월중 개선책 마련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아이돌봄서비스에서 나온 50대 돌보미가 생후 14개월 영아를 학대하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는 가운데 정부가 늘어나는 수요에 돌보미 수를 늘리기에 급급, 경력이나 관련 자격증 없는 사람을 돌보미로 뽑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렇게 선발된 돌보미에게 아동학대 예방교육은 단 2시간에 불과해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3일 경찰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50대 후반 아이돌보미 김모씨는 서울 금천구 거주 맞벌이 부부가 맡긴 14개월 영아가 밥을 먹지 않는 다은 이유로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는 등 학대했다.
피해아동 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이돌보미서비스가 소개해준 아이돌보미 선생님이 14개월 된 아이를 3개월 넘도록 학대했다”며 “따귀를 때린 후 우는 아이 입에 밥을 밀어 넣고, 머리채를 잡거나 발로 차는 등 갖가지 폭언과 폭행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돌보미는 저희 부부와 아이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면서 “6년이나 아이돌봄 선생님으로 활동을 했다는 게 무섭고 소름이 끼친다”고 호소했다.
아이돌봄 서비스는 여가부가 진행하는 사업으로, 만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맞벌이 가정 등에 정부가 아이돌보미를 알선, 해당 돌보미가 가정에 방문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지난 2014년 아이돌보미 이용 가구는 5만4362가구에서 ▷2015년 5만7687가구 ▷2016년 6만1221가구 ▷2017년 6만3546가구 ▷2018년 6만4591가구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아이돌보미를 지난 2014년 1만7208명, 2015년 1만7553면 2016년 1만9377명, 2017년 2만878명, 2018년 2만3675명으로 늘렸다. 정부는 올해 아이돌보미를 3만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가 늘어나는 수요에 돌보미 숫자만 늘리다보니 경력이나 관련 자격증이 없는 사람들까지 돌보미로 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에 따르면 현재 아이돌보미는 전업주부와 경력단절 여성 등 신체건강한 활동희망자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범죄나 정신질환 등의 결격사유가 없으면 서류와 면접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육아 관련 자격증이나 경력이 없어도, 80시간 양성 교육만 받으면 아이돌보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아이돌보미 수를 늘리는 데 급급해 자격 검증과 교육을 거의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력 5년의 한 아이돌보미는 “양성교육이라 해서 가보면 아이 달래기 등 돌봄 기본교육부터 놀이, 응급처치 등을 알려주는데 형식적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경력이 없는 사람에겐 80시간의 교육 시간이 이 모든 것을 익히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특히 아동학대 예방교육은 단 2시간에 불과하다. 교육 내용도 매년 반복돼 구색 맞추기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이돌보미 아이 학대 문제가 논란이 되자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피해 가족과 국민들에게 큰 우려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사건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유사사례가 있었는지를 확인해 엄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여가부는 아이돌보미 활동을 긴급 점검하고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이달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또 아이돌보미 양성 교육에서도 아동 학대 관련 교육을 늘리고 채용절차와 결격사유, 자격정지 기준 등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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