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를 훨씬 뛰어넘는 고율의 지연이자로 인해 소송에 진 쪽이 원금을 제외하고도 수천억 원대 이자를 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8일 법원 등에 따르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은 소송이 제기된 날로부터 판결 선고가 나기 전까지 원금에 연 이율 5~6%의 이자를 부과하고 판결 선고 이후부터 모두 갚는 날까지 연 15%의 지연이자를 적용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과 코레일의 1조원대 세금 환급 소송, 퀄컴 2732억원 과징금 납부명령 등의 사건은 수백억~수천억 원 대의 지연이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지난달 22일 통상임금 항소심 소송에서 원고인 노조 측이 일부 승소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사측은 추가 임금으로 원금 3125억원과 지연이자를 합해 총 4900억원 가량의 부담을 지게 된다. 이 사건은 2011년 기아차 근로자들이 2008년 8월부터 약 3년간의 통상임금을 재산정해, 이를 토대로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수당 및 연차휴가수당의 미지급분 지급할 것을 청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코레일이 국세청을 상대로 낸 1조원대 세금 환급 소송도 약 3000억 원대의 지연이자가 붙었다. 코레일 측 소송대리인 중 한 곳인 법무법인 세종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국세청은 코레일에 원금 7000억여 원을 환급했다. 아직 지연이자 약 3000억여 원은 받지 않은 상태다. 코레일은 2007~2011년 5차례에 걸쳐 용산 철도차량기지 부지를 사업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에 8조 원에 팔았다. 이 과정에서 약 8800억여 원 상당의 법인세를 냈다.
하지만 2013년 4월 용산 개발사업은 백지화됐고 토지 매매계약 역시 해지됐다. 코레일은 세금을 돌려 달라며 2014년 5월 소송을 냈다. 9개월 뒤 1심 재판부는 드림허브가 대금을 제때 주지 않아 사업부지 매매계약이 취소된 것으로 보고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판단했다. 또, 코레일이 얻을 이익이 사라졌으니 미리 낸 세금도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2016년 10월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현재 사건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세계적 통신칩 제조사인 미국 퀄컴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소송은 2732억원대와 1조300억원대 소송 두가지로 나뉜다. 이 중 1조300억원 규모의 소송은 서울고법에서 재판이 진행중이다. 2732억원대 과징금 납부명령은 대법원에서 정당한 것으로 결론났다. 대법원은 퀄컴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취소소송에서 ‘과징금 일부를 제외하고 2000억원 이상의 처분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지난달 내렸다.
사실상 공정위가 10년 만에 승소한 것으로, 지연이자가 원금과 비교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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