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한진그룹이 제시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 “사외이사들의 독립성이 객관적으로 확보되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기업의 중장기 가치 제고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적입장을 밝혔다. 서스틴베스트는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모듈ㆍA/S부품 사업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흡수합병하는 방식 등의 분할합병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으며, 과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4일 ‘한진그룹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별도 보도자료를 내고 “형식적 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하는 것보다, 이를 작동시킬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지난달 그룹의 중장기 비전 및 경영 발전 방안을 발표하면서 ▷사외이사 수 증대 ▷감사위원회ㆍ사외이사추천위원회ㆍ내부거래위원회 등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진그룹 측 방안만으로는 지속가능 경영 체계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게 서스틴베스트 측의 판단이다.
특히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5년 한진그룹 내 주요 상장 계열사들의 전현직 사외이사들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그룹 회장의 경복고등학교 동문 ▷그룹 회장 등이 수학한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학연 ▷그룹 회장과 특수 관계에 있는 법무법인 ▷법무 자문그룹 ▷계열사간 회전문 인사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종한 서스틴베스트 수석 연구원은 “거버넌스체계 구축 자체보다도, 이를 작동시킬 이사회 구성원이 가장 중요하다”며 “합리적인 경영 의사결정을 수행할 전문적인 사내이사진과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전문적ㆍ독립적인 사외이사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2013년 지주체제 전환 과정에서 형성된 한진그룹 사업부문과 출자 구조의 불일치로 인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박 수석 연구원은 “지주체제로 전환 이후,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비합리적인 자본 배분 문제가 줄곧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항공운송업을 영위하는 대한항공은 2014년 이후, 한진해운에 약 7000억원 이상을 지원했으며 호텔ㆍ레저 사업을 영위하는 종속회사에 약 8000억원 이상을 출자했다. 그 결과 대한항공이 부담하고 있는 우발 채무는 2조6000억원에 달한다.
또한 한진그룹의 낮은 생산성도 지적됐다. 대한항공의 과거 5년 평균 1인다아 인적 자본 투자 미치 인적 자본 생산성은 각가가 6400만원, 7300만원으로, 해외 경쟁사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파악됐다. 박 수석 연구원은 “근로의욕 감소, 소비자 만족도 저하 등의 결과를 낳고,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유형자산에 대한 관리를 효율화하고 경영진 보상체계를 개선해 인적 자본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항공기 대비 조종사 부족 ▷특정 엔진 편중으로 인한 안전 리스크 ▷국네 탄소 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 부담 등에 대한 적극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서스틴베스트는 이번 보고서와 관련된 분석에 앞서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 진에어, KCGI와 공식 미팅을 진행했다. 박 수석 연구원은 “한진그룹 KCGI의 주장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들었고, 항공산업 전문가, 환경 관련 전문가 등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전문가들과 미팅을 진행했다”며 “서스틴베스트는 한진그룹 내 계열사 및 KCGI와 거래 관계나 투자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