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스 카드’ 대신 홍보물 제품 회전 빨라 상품에 표시
직장인 A(40)씨는 이른 출근으로 아침 식사할 시간이 없어 매일 회사 앞 편의점을 찾는다. 무심코 삼각김밥을 집다가 문득 가격이 궁금해 매대를 살펴봤다. 가격표가 있어야 할 자리에 신상품 출시를 안내하는 홍보물이 부착돼 있었다. 한참 동안 삼각김밥 제품 설명서를 살펴본 A씨는 가격이 1000원으로 올랐다는 사실을 알았다.
A씨는 “매대에 가격표가 없어 삼각김밥의 가격을 확인하려면 제품에 부착된 설명서에서 가격을 찾아야 한다”면서 “삼각깁밥은 그나마 가격을 나타내는 숫자가 다른 글자보다 커서 확인이 쉽지만, 도시락은 거의 비슷해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도시락 등 간편식을 파는 매대에서 가격표가 사라졌다. 음료수나 과자, 라면 등 다른 품목의 매대에는 ‘제품명 000원’ 식으로 프라이스 카드(가격표)가 부착돼 있지만, 유독 간편식 코너 매대에서는 프라이스 카드가 없다. 특히 대형 매장일수록, 간편식 코너가 클수록 프라이스 카드를 찾기가 더 어려웠다. 덕분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청소년들이나 일부 장년층 고객들은 가격을 확인하려고 제품 설명서를 한참 들여다봐야 했다.
이처럼 편의점들이 간편식 코너에만 가격표를 없앤 것은 본사가 점주들의 점포 운영 애로사항을 고려한 것이다. 간편식 자체가 유통기한이 타제품에 비해 짧고 고객의 수요가 많아 회전이 빠르다 보니, 제품을 교체할 때마다 가격표도 옮겨 달거나 교체해야 해 다소 번거롭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편의점 시장에서 간편식 경쟁이 치열해지자 신제품이 자주 출시되면서 제품 종류가 많아진 것도 한 몫했다. 삼각김밥만 봐도 예전에는 참치마요, 전주비빔밥, 김치볶음밥 등 몇 가지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게딱지장, 스팸볶음밥, 장조림밥 등 모두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아졌다. 도시락도 다양한 고객들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시리즈를 출시하고, 시리즈별로도 4~5가지의 상품이 나온다. 따라서 제품마다 가격표를 별도로 부착하게 되면 가격 구분이 어렵고, 미관상 봐도 매대가 지저분해 보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점포의 깔끔한 이미지와 점주의 점포 운영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3~5년 전부터 서서히 간편식 매대에서 프라이스 카드를 없애고 있다. 대신 상품에 직접 가격을 표시해 소비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가격표가 빠진 매대에는 간편식 신상품 안내나 시즌별 마케팅 내용이 들어간 홍보물을 부착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 간편식 매대의 가격표가 없어진 것을 두고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오해가 있지만 사실은 점주들의 점포운영 애로사항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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