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레스토랑+신선 재료 젊은층 유혹 수입조미료·간편채소 등 상품 구색 풍부 매장의 30% F&B에 할애 서비스 차별화 ‘멀리서도 찾아오고 싶은 곳’ 입소문 타

“지인들에게 소문을 듣고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오게 됐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가족과 장을 보러오는 슈퍼에 불과했는데, 리뉴얼 후에 확 달라졌더라고요.”

최근 오후 4시께 찾은 SSG푸드마켓 도곡점은 활기가 넘쳤다. 저녁 장을 보러 온 주부들은 물론, 여유롭게 매장을 둘러보는 2030대 고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여자친구와 함께 도곡점을 방문한 박동준(26) 씨는 “3~4년째 인근에 거주하며 종종 장을 보러 왔지만, 여자친구와 함께 온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박 씨의 여자친구도 “실내 디자인이 독특하고, 수입 상품이 많아 볼거리가 풍성하다”며 수줍게 웃었다.

▶2030대 젊은층 대거 유입=SSG도곡이 2030대 젊은층의 명소로 재탄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 지하에 있던 ‘스타수퍼 도곡’을 SSG도곡으로 재단장했다. 카페ㆍ레스토랑과 신선한 식재료 판매를 결합한 프리미엄 쇼핑공간으로 탈바꿈하자 젊은 커플, 직장인 등 2030대 신규 고객이 유입됐다. 이정민 SSG 푸드마켓 도곡점 점장은 “과거 스타수퍼 고객의 40~50% 가량이 도곡동, 대치동, 개포동 등 인근에 거주하는 가족 단위 고객이었다면, 재단장 이후 광역 상권 내 젊은 고객이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마트가 SSG도곡 개장 이후 2개월간(2018년 12월~2019년 1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30대 젊은 고객의 발걸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에 따르면 SSG도곡의 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2030대 객수 신장률은 48.4%를 이르러 전체 신장률을 크게 상회했다. 이에 힘입어 SSG도곡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2.2% 늘었다. 특히 F&B(식음료) 서비스 매출 신장률이 51.8%를 기록해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차별화된 프리미엄 전략=SSG도곡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한다. 갈수록 뚜렷해지는 소비 양극화 시대에 백화점에 버금가는 고급 식음 콘텐츠와 서비스로 구매력이 큰 소비자를 겨냥한다. SSG도곡 입구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타르틴(Tartine) 베이커리’가 대표적이다. 크루아상 하나에 4600~7000원대의 사악한 가격을 자랑하지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누구나 반할 수밖에 없는 맛이다. 도곡점에서만 선보이는 시그니처 메뉴 ‘도곡 바나나’도 인기다. 포슬포슬한 빵 사이에 달짝지근한 바나나가 통째로 들어있다.

SSG도곡은 매장 전체 면적의 30%가량을 F&B에 할애한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일식당 ‘호무랑’ 외에도 전국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상위 매출 10위 안에 드는 스타벅스 리저브 SSG도곡점이 위치해있다. 매장 중앙에 위치한 ‘더 키친(The kitchen)’에는 ‘중화복춘’, ‘무월식탁’ 등 엄선된 식당이 자리잡았다. 백화점 푸드코트와 유사하지만, 보다 고급화된 서비스로 정평이 나 있다.

음식을 주문한 후 호출기를 식탁 모서리에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위치가 인식된다. 직원은 고객이 주문한 메뉴를 자리로 서빙하고, 식사를 마친 후에도 알아서 그릇을 정리해준다. 이외에도 ‘더 그릴(The Grill)’ 코너에서는 소정의 세팅비만 지불하면 매장에서 구매한 신선한 원재료를 철판에서 요리해 제공해준다.

▶풍부한 상품 구색=상품 구색도 다양해졌다. ‘홍콩 밀크티’ㆍ‘나가사키 카스텔라’ㆍ‘다이센 밀크바’ㆍ‘보닐라 감자칩’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트렌디한 상품을 곳곳에 진열했다. 수입조미료 가짓수도 리뉴얼 이전보다 20%가량 늘어난 900여종으로 확대했다. 수입조미료 매출 1위를 기록한 ‘리브솔트(Rivsalt)’는 히말라야 암염으로, 원석같이 생겼다. 주먹만한 리브솔트를 그라터에 갈면 밀가루 같이 고운 입자가 나온다. 맛은 조미료를 더한 것처럼 고소하고 짭짤해 혀끝에서 맴돈다. 이외에도 일본 ‘테라오카 계란간장소스’ 등의 인기에 힘입어 SSG도곡의 오픈 이후 두 달 수입조미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간편채소 가짓수도 기존 20여종에서 50여종으로 늘렸다. 손이 덜 가는 식재료를 선호하는 2030대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필요할 때 소량씩 사용할 수 있는 냉동채소나 여러 채소를 한 데 모은 패키지 채소 제품을 확대했다. 고객이 구매한 채소를 무료로 손질해주는 ‘베지붓처(Vege Butcher)’ 서비스도 유용하다. 손질한 채소에 더해 잘게 잘려진 브로콜리ㆍ마늘ㆍ파프리카ㆍ청양고추 등도 소량 구매할 수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SSG도곡의 간편채소 매출은 리뉴얼 오픈 이후 1월까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3% 증가했다.

SSG도곡만의 화제 상품도 있다. 50년 장인의 숨결을 담아낸 3500만원짜리 양주 ‘더 글렌리벳 윈체스터 컬렉션 1964’가 대표적이다.

일반 수퍼에서 저가 상품으로 통하는 쇼퍼백도 SSG도곡에서는 1만6000원이지만, 인근에서 일종의 ‘부의 상징’으로 통해 인기다. 이 점장은 “보통 유통업체는 당장 구매력이 큰 4050대 고객과, 미래 고객이 될 2030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SSG도곡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다양한 연령대를 포섭한다”고 강조했다.

박로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