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재계 총수들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연구소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래 준비의 뿌리는 연구개발(R&D)’이라는 신념 아래 자사 연구소 방문이 경영활동 필수 코스가 됐고, 조직개편과 신설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글로벌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핵심 인재 모시기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구축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산업의 대변혁기를 맞아 선제대응 능력과 신성장동력 발굴의 절박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관련 기사 12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글로벌을 무대로 연구소 확충에 나서고 있다. 작년 경영 복귀 이후 한 달에 한 번꼴로 해외출장에 나선 것도 미래성장사업으로 낙점한 인공지능(AI) 글로벌 거점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삼성전자는 작년에만 세계 각지에 AI연구소 6개를 신설했다. 국내에서는 작년 8월 180조원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한 직후인 9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종기원)을 찾았다. 1987년 설립된 종기원은 5~10년 뒤 상용화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선행 연구하는 조직으로 삼성전자 연구개발(R&D)의 산실이다. 이 부회장은 종기원에서 ‘기술전략회의’를 주재하고 AI, 전장부품 등 신성장 동력 사업 연구 현황을 점검했다. 올들어서는 종기원 내에 미세먼지연구소도 설립키로 했다. 미세먼지 원인에 대한 체계적 규명과 유해성 심층 연구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미래기술 확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연구소를 자주 찾는다. 남양과 마북 연구소를 방문해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고성능차 개발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초부터 현대차그룹을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보다 더 ICT를 잘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강조해왔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비즈니스모델(BM) 혁신을 위한 그룹 R&D 시스템 개선과 투자에 매진하고 있다. SK그룹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미래기술연구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연구소 및 기반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차세대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최 회장은 올해 진행중인 ‘행복토크’를 통해 연구소에도 발걸음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LG 4세 경영’을 본격화한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취임 후 첫 현장경영 방문지와 올해 새해인사 장소로 ‘LG 사이언스 파크’를 택했다. 구 회장은 “사이언스파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그 중요성이 계속 더 높아질 것”이라며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연구개발 환경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차기 GS그룹 회장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올해 1월 취임 후 첫 행선지로 대전기술연구소를 찾았다. 허 사장은 연구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사 경영기조인 ‘사업경쟁력 강화 및 신규 포트폴리오 구축’ 달성을 위한 올레핀생산시설(MFC) 프로젝트의 성공적 완수에 기여해달라”며 연구소 역할을 강조했다. 또 “고부가 화학ㆍ소재 등 미래성장 사업 기술 확보와 사업화를 위한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우리만의 핵심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질적 성장’에도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정환ㆍ천예선ㆍ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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