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8356명 퇴직금만 1조2000억 적자 구조조정 단행후 年4000억 절감 기대 올 3분기부터 흑자 전환 긍정적 전망 구조조정을 결정한 기업의 주가는 이전보다 반등하는 경우가 많다. 인력 감축을 통한 고정비용 절감 효과로 부실했던 재무구조가 건전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과도한 구조조정이 이뤄졌을 때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노사 갈등을 초래하고 장기적인 생산성 저하를 유발하는 등 역효과가 발생하는 탓이다. 때문에 직원들의 명예퇴직 문제는 어느 사안보다도 경영진의 치밀한 판단이 요구된다.
최근 명예퇴직 작업을 마무리한 KT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급박한 사업 환경 변화 속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KT는 올들어 8356명에 대한 특별 명예퇴직을 전격 단행했다. 1830억원의 퇴직급여와 1조500억원의 추가 비용 등을 포함해 2분기에만 1조2000억원이 넘는 일회성 비용이 들어갔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T는 지난 2년간 무선 가입자 성장이 거의 없던 상황에서 유선전화 매출액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었다”면서 “이번 구조조정으로 내년부터 연간 4000억원의 비용 감소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4분기 사상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KT는 올해 3분기부터 흑자 행진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 년 동안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금융사들도 상황이 나아지는 추세다. 금융사의 특성상 인건비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으로 높다. 따라서 인건비 감축은 즉각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KBㆍ신한ㆍ하나ㆍ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경우 올 상반기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신한금융은 작년 상반기(1조363억원) 대비 9.6% 증가한 1조13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20.5% 늘어났다. KB금융과 하나금융도 작년 상반기보다 각각 33.1%, 17.6%의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인력 감축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증권사 역시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종지수는 7월 이후부터 8월 중순까지 23%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전체 임직원 수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약 1만5000명의 인력이 감축됐다. 이번 인력 감축을 통해 회사별로 137억~375억원에 이르는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구조조정이 ‘만병통치약’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200여명의 직원을 내보내면서 340억원에 달하는 퇴직급여액을 지불했다. 이 여파로 작년 4분기에 적자를 낸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업황불황까지 겹쳐 적자를 이어가다 2분기에 소폭 흑자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황이 좋지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일회성 지출은 경영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명예퇴직 과정에서 노사 간 첨예한 대결로 이어지고 직원들 사기를 떨어뜨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A생명보험은 일부 직원에 대한 ‘찍어내기’ 논란이 거세지면서 직원 두 명이 희망퇴직 면담 도중 실신하는 일이 발생했다. 외국계 B은행의 경우 떠나간 직원에 대한 인력 보충 없이 과도한 실적 압박에 시달리던 한 지점장이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의 효율성 증가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실제 개별 기업들의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력 감축이라는 임시방편보다 미래 신성장 동력 개발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기업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되는 구조조정인지 그렇지 않은지 유심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실적 개선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대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