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대형화 안 돼” vs. 도 “상위법 위반” -재산권 침해 논란, 국내 기업 역차별 목소리도 -“외국인 대상 대형화, 테마파크와 추세 역행”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제주도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이전할 때 영업장의 대형화를 막는 조례 개정안이 입법 예고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에서 싱가포르나 마카오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대형 카지노를 만들어 관광 상품화 할 계획을 추진하던 관련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전 세계 유명 관광지에서 카지노산업을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 대형화, 복합화, 테마파크화 하는 추세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노형을)은 지난달 28일 건물의 대수선·재건축·멸실 등 불가항력에 의한 경우에만 카지노사업장 이전을 한정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 조례안이 공포되면 도내 소규모 카지노를 인수해 변경허가를 받아 확장 이전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영업장 이전 방식으로 몸집을 키우는 업체들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이 의원은 “카지노 세율 인상이나 지역발전기금 제도화 등 수익환원 차원의 제도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변경허가를 통한 카지노 대형화는 안 된다”며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끊임없이 대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장 제주도청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도는 해당 조례안 개정이 상위법과 충돌한다고 보고 있다. 조례로 영업장소 변경을 못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상위법령인 지자체법과 관광진흥법에 어긋나는 것이란 판단이다. 지방자치법 제22조에 따르면 주민의 권리나 의무 부과와 관련된 규제일 경우 상위법에 근거를 둬야 한다. 여기서 상위법인 관광진흥법에는 카지노 영업소 변경을 규제할 근거가 없다. 상위법에 없는 주민의 권리제한 사항을 하위법인 조례로 막아선 안된다는 게 도의 기본 입장이다. 도는 현재 개정 조례안이 상위법과 충돌할 소지는 없는지 등에 대해 법제처에 법령 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개정 조례안이 시행되면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조례 개정안대로라면 카지노 사업자는 사실상 한 곳에서만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사업자는 건물주인 호텔의 요구 사항을 거의 절대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카지노 사업권을 가지고 있어도 결과적으로 건물주의 요구를 모두 들어줘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누구도 지속적으로 카지노 사업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현재 도내 8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 6개는 외국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외국기업은 이미 영업장의 확장 이전을 끝낸 상황이이다. 결국 이번 개정 조례안은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형평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관광개발이 추진 중인 ‘드림타워’ 내 카지노 확장 이전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해 파라다이스그룹에서 인수한 카지노를 드림타워로 확장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카지노산업을 대형화하고 있는 전세계 흐름과도 동떨어진 조례 개정 추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조차 최근 복합리조트 부문에서 대형 카지노 영업장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중이다. 이충기 경희대 교수는 최근 ‘일본 카지노 도입에 따른 국내 카지노 산업 및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분석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이용객 770만명가량이 일본으로 이탈해 연간 2조원 이상의 부가가치 창출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이달 7일까지 개정 조례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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