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몰리면 제기능 힘들어 거점점포도 간단 업무 위주
은행 업무가 시작되는 오전 9시를 15분 남긴 시간,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가까운 한 국민은행 영업장에선 직원 2명이 개점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직원은 “보통이라면 8시 45분까진 모든 직원이 출근한다”며 “9시는 되어야 정확히 근무인원을 파악할 수 있을텐데 절반쯤 될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은행 노조가 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하루 총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9000여명 가량 파업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은행 측은 “5500여명 내외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은행은 오전부터 비상영업체제를 가동했다. 전국 1058개 영업점은 일단 영업을 개시했지만 지역별로 거점점포(411곳)를 따로 운영했다.
은행 관계자는 “조합원 행원들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모든 영업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긴 어렵다. 일부 고객들은 가까운 거점점포로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이 파업 가능성을 예고했던 터라, 영업장을 찾은 고객들은 파업에 대해선 대부분 이해하고 있었다.
국민은행 증권타운지점에서 만난 시민 최모(64) 씨는 “고액을 누구한테 보내려는데 보통은 창구 직원에게 맡기지만 오늘은 사람이 몰릴 것 같아 ATM(자동화기기)로 보낸다”고 했다. 그는 수첩을 뒤적여 찾은 계좌번호가 틀리진 않았는지 2~3번 확인했다.
여의도는 9시 전부터 개점을 기다리는 무리도 보였다.
유리문에 붙은 파업 안내문을 바라보던 김모(52)씨는 “(파업해도) 아예 문을 닫는다는 얘기는 없었지만 혹시나 해서 일찍 나와봤다”고 했다. 그는 “만기된 적금을 진작에 찾았어야 했는데 정말 파업에 들어갈진 몰랐다”고 했다. 거점점포에는 아침부터 손님들이 몰렸다. 하지만 100% 제기능을 하진 못하는 상황이었다. 동작구의 한 거점점포를 찾으니 13개의 창구 가운데 3곳에서만 손님 응대를 하고 있었다. 객장에는 고객 7명이 앉아서 차례를 기다렸다. 빈 창구 위에 달린 모니터에는 ‘부재중’이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직원은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객들에게 “어떤 업무 보러 오셨냐”고 물으며 “현재는 입출금 같은 간단한 업무만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 영업점 지점장은 “정원이 14명인데 6명만 출근했다”면서 “거점점포라곤 하지만 모든 업무를 봐드리진 못하고 있다. 본부에서 직원들을 더 붙여주겠다는 공지만 받은 상태”라고 했다.
인근 시장에서 장사를 한다는 한 60대 시민은 “오늘 장사할 때 필요한 잔돈을 받아놓으려고 왔다. 눈이 어두워서 전화기나 기계로는 잘 못한다”면서 “파업을 내일까지 하는 건 아니냐”며 묻기도 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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