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표 파인텍 대표 “노조와 수차례 협상했지만 모두 실패” -노조 측 “책임있는 경영 위해 모회사 대표가 직접 경영해야” 주장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을 세우고 있는 파인텍 노동자들에 대해 회사가 “그동안 수차례 노조측과 협상을 했지만 모두 노조 측이 결렬시켰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회사 대표가 공식입장을 밝힌 것은 노조가 고공농성을 시작한지 423일만에 처음이다.
8일 강민표 파인텍 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최근 노조원들과 협상을 하면서 거의 접점을 찾고 있었지만 노조측이 갑자기 협상을 무효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것을 보고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중재안을 마련했지만 번번이 노조측이 무산시켜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파인텍은 오전 11시께 서울 목동 CBS 9층 문화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강 대표가 언론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은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파인텍 노조가 최근 단식까지 벌이며 강경한 투쟁을 이어가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그동안은 협상에 매진하기 위해 최대한 언론 노출을 자제해왔지만, 너무 왜곡된 보도가 많아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회사는 노조원들이 회사의 사정을 무시하고 단체 협약 시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강 대표는 “노조측은 모회사인 스타플렉스가 일부러 파인텍 경영을 등한시 했다고 주장하지만 결코 아니다”라면서 “열심히 노력해도 경영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회사 사정이 어려운 데도 노조측은 상여금을 800% 인상을 요구하고 나중엔 400%를 요구했다. 회사가 1년차는 200%, 3년차는 300%로 주겠다고 하니까 다시 또 1년차는 300%, 2년차는 600%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회사에게 너무 큰 부담”이라고 주장했다.
회사와 노조 측의 협상에서 가장 난항을 보인 것은 회사의 대표를 누가할지에 대한 문제였다. 노조측은 책임 있는 경영을 위해서 김세권 현 스타플렉스 대표가 파인텍 대표를 맡기를 원했고, 회사 측은 이는 어렵다며 김 대표가 파인텍의 1대주주로 참여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나 결국 4번째 협상도 물거품이 됐다.
노조 측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인텍 노조측은 “회사 측이 협상에서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마지막에 협상을 결렬시켰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왜곡”이라고 밝혔다. 김옥배 파인텍 노조원은 “회사측에서 중재안을 갖고 왔다고 해서 간 자리지만, 그 내용은 전혀 달라진 게 없었다”면서 “유령회사나 다른 없는 파인텍을 재가동하고, 바지사장을 앉히겠다는 내용에 결코 동의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파인텍 대표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특별한 중재안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만큼 회사와 노조측의 협상도 어려워 보인다. 노조원들의 고공 농성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노조측은 농성 421일 차인 지난 6일 무기한 고공 단식에 돌입했다. 오랜 농성에 단식까지 시도하자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져 8일 오전에는 의사 1명이 농성 현장에 긴급 투입되기도 했다. 파인텍은 지난 2014년 스타플렉스 자회사 스타케미칼(옛 한국합섬)로부터 노동자들이 권고사직을 받은 뒤 노동자들이 반발하자, 새로 세워진 회사다. 당시 스타플렉스 대표는 파인텍을 세워 기존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단체협약 등을 승계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노조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홍기탁 전 지회장 등은 ‘합의를 이행하라’며 스타플렉스 사무실 근처에 있는 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 장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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