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릉 피해자 모욕 글 16건 삭제 요청ㆍ3건 내사 착수 -“놀리는 하위 문화에서 비롯…교육ㆍ자율규제 강화해야”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경찰이 강릉 펜션 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 글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가운데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는 피해자 모욕 문제를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피해자에 대한 모욕성 게시글 16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ㆍ차단 요청했고, 신고가 접수된 2건을 포함한 총 3건에 대해선 내사에 착수했다. 전날에 비해 각각 3건, 2건 늘어난 수치다.
앞서 강릉 펜션 사고가 발생한 이후 워마드 등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피해 학생들과 유족을 조롱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와 공분을 샀다. 대성고는 악의적인 게시글과 댓글 등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며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이 사건사고 피해자에 대한 모욕이나 조롱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 일산 백석역 온수관 사고로 한 남성이 사망했을 때와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과 발생했을 때도 워마드에선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이 연달아 게시됐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일간베스트(일베)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하는 글이 잇따라 게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후 일베 회원들에게는 실형이 선고됐다.
형법 311조에 따라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허위 사실로 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사자명예훼손죄가 적용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이같이 처벌법이 있음에도 피해자에 대한 조롱과 모욕이 끊이지 않는 배경에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조롱하거나 놀리는 형태의 하위 문화가 자리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이 어렸을 때부터 약자를 희생양으로 삼아 익명성이 확보된 SNS상에서 놀리고 따돌리는 일종의 하위 문화에 물들어 있는 것이 문제”라며 “이는 인성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문제로 지속적인 예방적 교육이 유일한 해결책”라고 지적했다.
모욕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선 처벌 수위를 높이는 한편 자율 규제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인터넷상에서 결여된 윤리의식이 사이버 모욕행위를 무분별하게 조장하는데, 서비스공급자들의 감독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장치 등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지금까진 가해자들이 10대인 경우가 많아 처벌이 관대했는데, 가해자 특징에 따라 처벌 기준과 수위를 높이고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피해자에 대한 모욕성 게시글에 대해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발견된 게시글에 대해서는 허위의 명백성, 피해의 심각성,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즉시 내사 혹은 수사에 착수하고, 해당 글에 대해 삭제ㆍ차단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고소ㆍ고발은 없었지만 고소ㆍ고발장이 접수되면 최우선적으로 엄정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