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변수 많아 국내요인 관리 치중

겨울철을 맞아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미세먼지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삼한사온(三寒四溫) 대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며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신조어가 더 익숙해질 정도다.

정부는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강도높은 저감대책을 연이어 내놓았지만,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요인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찾아볼 수 없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외교적 변수가 많은 중국발 미세먼지 대응은 사실상 단시간에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정부가 국내 대책에 힘을 쏟는 이유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세먼지가 고농도일 때는 재난에 해당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인데,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가 어디서 왔는지 탓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우선은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내년 2월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되면 훨씬 더 효과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을 텐데, 정부와 국민이 모두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저 30%, 최대 69%에 달하는 국외 미세먼지 요인에 대한 해결없이 국내 요인만 잡는다고 미세먼지가 해소되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자국내 미세먼지를 감축하기 위해 오염시설을 동부 해안지역 등으로 이전해 이로 인한 풍선효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지난 10월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의 대기오염이 개선을 보지만 앞으로가 문제다”라며 “오염이 심할 때는 개선이 비교적 쉽지만, 어느 정도 개선된 후에는 추가 개선이 쉽지 않고, 베이징 등의 오염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이른바 ‘풍선효과’도 일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계속 개선되는 추세라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한 연구팀이 2015년부터 3년간 중국내 1600여개 관측소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보면 절반이 넘는 관측소에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매년 7%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이징은 매년 14.4%씩 급격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중국 당국이 자국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한반도와 인접한 동부연안 지역에 200여개의 쓰레기 소각장을 건설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풍선효과’가 실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들게하는 대목이다.

이같은 현실 속에 중국과의 미세먼지 해결 협력은 사실상 큰 진전이 있다고 보기 힘든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APEC 정상회의에서 가진 한중 정상회담에서 스모그와 초미세먼지가 양국의 국가적 현안인 만큼 긴밀하게 공동대응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한ㆍ중ㆍ일 공동으로 연구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LTP) 공동연구’의 결과보고서를 공개를 반대해 내년으로 발간이 미뤄지는 등 실무협력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어 우리 정부로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현실이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