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석유화학 ‘먹구름’ -관련 중소·중견기업 실적 악화 우려 커져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조선, 자동차에 이어 반도체, 석유화학의 미래도 밝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협력사들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세계 1, 2위를 다툰다. 그러나 대기업을 받쳐주는 국내 반도체 후방산업(부품·장비·재료)은 열악하다.

최첨단 반도체 설비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재료 역시 첨단 제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국내 반도체 장비산업의 국산화율은 18.2%에 불과하다. 1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이중 80조원은 해외 업체가 챙긴다는 것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부품, 소재의 국산화율이 저조하다. 장비는 20% 정도에 불과하고, 부품하고 소재도 50% 정도”라고 했다. 이어 “고가의 핵심 장비들은 미국, 일본, 독일, 네덜란드 업체들이 독점을 하고 있어 경쟁력 측면에서 열위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반도체 중견·중소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해도 테스트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가 없는 상황도 지적된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가 워낙 고가여서 개별 기업이 일일이 갖추기는 힘들다.

이에 반도체 업계와 학계는 중소기업 전용 12인치 웨이퍼 기반 테스트 시설을 갖춰달라고 요구했지만 여전히 10년 전 수준인 8인치 웨이퍼 기준 테스트 시설 뿐이다.

팹리스(설계) 중심 중견기업들은 대만과 저용량 반도체를 놓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생산 시설을 갖출 여력이 없다. 국내 반도체 중견기업이 중국으로 팔려가는 등 기술 유출도 심각하다.

석유화학 업계의 고민도 남다르다. 3년간 초호황을 누려왔던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갑자기 찾아온 불황에 당황한 눈치다. 에틸렌과 벤젠,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의 스프레드(원료가격과 제품가격의 차이)가 최근 급격히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화학제품 원료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면서 국제 무역상(트레이더)들은 가수요를 크게 줄였다.

이에 국내 주요 화학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602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7897억원)보다 23.7% 감소했고,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5% 줄어든 632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장치산업으로 거의 모든 공정이 자동화된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협력사의 비중이 크지 않지만, 2022년까지 투자 계획이 잡힌 상황에서 이같은 실적 악화는 설비 유지 보수업체 및 부수 약품 납품 업체에 직·간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조선, 섬유 등의 중간재로 석유화학 제품이 들어가는 상황”이라며 “관련 산업의 불황 여파가 석유화학 주요 업체들과 협력사들에게 어떻게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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