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숨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돕다 자수한 ‘김엄마’ 김모(59ㆍ여)씨의 친척 집에서 권총 5자루와 함께 15억원의 현금이 발견됐다. 모두 5만원권으로, 두 개의 가방에 다발 형태로 담겨져 있었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경기 안성시 금수원 인근에 위치한 김씨 친척인 A씨의 집을 압수수색한 결과 가방에 담긴 5만원권 뭉칫돈이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2, 3, 6, 7, 8번 띠지가 붙어 있는 가방 5개가 발견됐는데 이 중 2번 가방에서 10억 원, 6번 가방에서 5억 원이 나왔다. 7번 띠지가 붙은 가방에서는 총기 5정이 나왔고 3번 띠지가 붙은 가방에는 88올림픽 기념주화, 해외 여행지에서 살 수 있는 중세시대 칼이 발견됐다. 8번 가방에는 카메라 렌즈, 필터 등의 개인용품이 들어가있었다.

검찰은 15억원의 현금을 유씨의 도피자금으로 보고 있다. 자금추적을 피하고 사용의 용이성을 위해 현금을 준비하되, 도피기간의 장기화를 고려해 5만원으로 최대한 도피자금 액수를 높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수사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5만원권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월말 기준 5년간 시중에 뿌려진 5만원권 총액은 45조396억2100만원으로 장수로 따지면 9억100만장이다. 20세 이상 대한민국 성인 1인당 평균 23장씩이나 갖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환수율은 급격히 줄면서 행방이 더욱 묘연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의 연간 환수율은 발행 첫해인 2009년 7.3%에서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지난해 48.6%로 뚝 떨어졌다. 올 들어선 28.1%(상반기 기준)로 작년 같은 기간의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5만원권 발행이 시작된 지 5년밖에 지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올 들어 환수율이 심하게 떨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경우 중앙은행 차원에서 환수율 제고를 위한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