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빌리어네어 136명 보유자산 3,659억弗 한 · 일 슈퍼리치 압도…정치참여 활발·제조업 종사자 절반이상
[특별취재팀] 중국에서 순 자산 10억 달러가 넘는 빌리어네어는 136명이다(8일 집계기준). 한국과 일본 슈퍼리치를 합친 수 보다 2.7배 많다. 보유 자산은 총 3659억 달러. 이 또한 두 나라 빌리어네어의 합(1607억 달러)을 갑절 이상 넘겼다. ‘대륙 부자’ 130여명의 부(富)는 일본 톱 부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총 재산의 220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재산엔 300을 곱해야 맞먹는다. 중국 5대 부호의 재산만 더해도 한국 빌리어네어 26명의 재력을 능가한다. 이쯤 되면 ‘스케일이 다르다’는 표현이 자연스럽다.
중국 부자들은 스케일만 남다른 게 아니다. 두 나라와 달리 공식적인 정치참여가 활발하다. 중국 공산당원 등의 자격으로 정가에 얼굴을 내민 이들이 절반에 육박한다. 제조업 부자 비율도 상당하다. ‘세계의 공장’답다. 또 10명 중 6명 정도는 개혁개방을 주도한 연해(沿海)지역 출신이다.
▶정치에 ‘발 들인’ 부자 절반 육박=헤럴드경제가 중국 빌리어네어 136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공산당원은 알려진 이들만 최소 41명으로 집계됐다. 3명 중 1명(30.1%) 정도가 집권정당에 속한다. 이들이 보유한 자산 총액은 1265억 달러. 중국 부호 집단 자산의 34.6%다. 왕졘린(王健林) 다롄완다그룹 회장이 대표격이다. 보유 순자산은 총 158억달러로 중국 최고 부자(세계 60위)인 그는 2007년 17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당 대회) 대표를 역임했다. 당 대회는 중국의 중대사항을 토론하는 자리다. 실제 이 자리에서 국정 각 분야 결정이 공식화 됐다. 시진핑(習近平) 현 중국 국가주석도 2012년 18차 당 대회 때 선출됐다.
식음료업계 대부로 불리는 종칭허우(宗慶後) 와하하그룹 회장(자산 126억달러ㆍ중국 4위)도 공산당원 자격으로 2003년(10차)ㆍ2007년(1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ㆍ입법기관)대표를 지낸 바 있다.
중국 헌법상 최고권력기구인 전인대까진 아니더라도 국정 자문기구역인 인민정치협상회의(이하 정협)엔 낯익은 빌리어네어가 눈에 띈다. 중국판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자산 156억달러ㆍ중국 2위)도 있다. 그는 공산당적이 없는 무당파(無黨派)지만 정협위원을 맡고 있다.
이처럼 공산당원이거나 당원이 아니더라도 공식 자격을 얻어 정치에 참여 중인 재력가를 합치면 적어도 51명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빌리어네어의 37.5%다. 이들의 보유자산은 총 1801억달러로 49.1%를 차지한다. 절반에 가까운 셈이다.
물론 중국 부자들이 돈도 벌기 전부터 정치에 관심을 보인 건 아니다. 정치참여 부호들 모두 자수성가로 일가를 이룬 뒤 정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돈줄…답은 ‘제조업’=대륙의 부자 중 절반이 넘는 72명은 제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부호의 자산총액은 1542억달러로 빌리어네어들 총 자산의 42.1%를 차지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부업종은 다양했다. 이 가운데 제약 등 헬스케어 분야 빌리어네어가 16명(자산총액 245억 달러)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엔 중국 2위 제약업체 양즈장제약그룹(扬子江藥業集团)을 이끄는 쉬징런(徐鏡人) 회장(자산 24억달러ㆍ중국 42위)등도 포함돼 있다. 이는 중국이 2030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 15%를 넘어서는 고령화사회에 본격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단 분석이다. 기타 식음료(9명ㆍ보유자산 총 260억 달러), 자동차(4명ㆍ163억 달러)도 대륙 부호의 ‘돈줄’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침체기를 맞긴 했지만, 부동산ㆍ건설업계 부자도 상당수 이름을 올렸다. 이쪽 빌리어네어는 23명ㆍ보유자산 총 703억달러를 찍어 제조업 뒤를 이었다. 특히 1988년부터 재개발 사업으로 지금의 부를 일군 왕졘린 회장은 중국 최고 갑부이자 부동산재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개혁ㆍ개방 이끈 ‘바닷가’ 출신 60%=중국 부자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특징은 바다에 면한 연안지방 출신이 다수라는 점. 빌리어네어 136명 중 82명의 고향이 연해(沿海) 5개 성(省) 및 상하이에 집중됐다. 10명 중 6명(60.2%)이 바닷가 출신이다. 이들의 자산총액도 2133억 달러(전체 58.2%)로 절반 이상이다.
이는 중국이 남부 해안을 경제개발의 선도지역으로 삼은 것과 관련 깊다. 특히 선전(深圳)ㆍ주하이(珠海) 등을 특구도시로 개발해 가장 먼저 개방된 광둥성 출생은 24명으로 가장 많다. 상하이와 인접한 저장(浙江)성 출신은 23명으로 뒤를 이었다. 한반도와 가까운 산둥(山東)성 출생은 13명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둥성 부자들은 1명을 빼고 모두 1990년대에 창업해 지금의 부를 이뤘다. 이는 중국 경제발전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받는 ‘1992년’과 맞물려 있단 평가다. 이 해 열린 중국 공산당 14차 당 대회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이 공식확정돼 시장경제 도입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