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 ‘지역 차등’ 쟁점화 속 ‘결정구조 개선’ 제시 - 고용정책에 방점, 문재인정부 2기 고용노동부에 기대감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논란에서 ‘지역별 차등화’ 문제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쟁점화되는 가운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연일 ‘결정구조 개선’을 제안하고 나서 주목된다.
박 회장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20층 접견실에서 이재갑 신임 고용노동부장관을 만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선 방안을 전달했다. 이 장관은 지난달 27일 취임 후 대한상의를 처음 방문했다.
박 회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30년 된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이제는 개선해보자는 제안을 (이미 정부에) 드린 바 있다”며 “경제 상황을 고려한 일정 공식에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률 구간을 산출하고 그 구간 안에서 노사가 합의하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최저임금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상의는 이 장관이 취임하던 날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합리적 개선방안’ 건의서를 정부에 보냈다.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을 위해 산식(formula)에 기반한 3단계 프로세스를 도입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우선 대한상의는 그동안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노사간 대립과 사회적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한 지난 1988년 이후 최저임금은 총 32회 인상됐는데 이 중 합의를 통한 결정은 7회에 불과했다. 표결로 결정한 25회 중 8회만이 근로자대표와 사용자대표가 모두 참여했고, 17회는 노·사 한쪽이 불참했다.
대한상의는 현행 최저임금 결정구조에 대해 ▷합의없는 표결 ▷공익위원 주도 ▷객관적인 근거 부족을 3대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그간 최저임금 심의는 참여자 모두 명분에 집착해 합의도출을 꺼려하는 모습을 보여 왔고, 인상률도 결정을 먼저 내린 후 근거를 짜맞추는 식”이라며 “매년 되풀이되는 노사간의 극단적인 대립을 해결하고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대한상의가 제시한 해법은 ‘전문가가 인상구간 제시→구간내 노사협의→정부 결정’ 구조로 이뤄진 ’최저임금 결정 3단계 프로세스’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제성장률이나 임금인상률 등의 객관적 지표를 반영해 최저임금을 보다 예측가능하게 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경제계는 박 회장으로부터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선 방안을 직접 전달받은 이 장관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고용악화의 주된 배경으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지목되는 가운데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에 집중했다면 이 장관이 이끄는 문재인정부 2기 고용노동부는 ‘고용정책’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이 장관의 지시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태 조사를 준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