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내과 전문의들 “바이러스 변이로 보기 무리” -“식중독ㆍ장염 등 원인…메르스 감별은 신중해야” -의심환자 11명 중 10명 ‘음성’…일상접촉자 7명↓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2015년 ‘메르스 상태’ 당시 보건당국이 외부에 의뢰해 제출받은 정책 연구 용역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ㆍMERS) 환자가 나온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두드러졌다고 분석돼 있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메르스 바이러스의 변이보다는 한국인의 신체적 특징이나 여행에 따른 물갈이, 장염, 식중독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설사 만으로 메르스 판단, 신중해야”=13일 질병관리본부와 감염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질본이 2015년 11월 제출받은 정책 연구 용역 보고서 ‘메르스 환자 임상증례 분석’에는 “설사, 오심, 구토 같은 위장관 증상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증례에 비해 다수 발견됐다”며 “간 효소 수치의 증가 빈도도 높았다. (메르스 바이러스의)위장관 침범 징후가 잘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메르스 사태’ 당시 주된 발생 지역이었던 중동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 무려 186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바이러스인 메르스-코로나 바이러스가 한국에서 변이됐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2016년에 나왔다. 하지만 설사 같은 위장관 증상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두드러졌다는 사실을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의 증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당시 우리나라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설사 증상을 보였다. 반면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병원들은 설사가 나타난 환자가 6~30%였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설사는 메르스의 주증상이라기보다 대표 증상 중 하나로 보는 것이 관련 학계의 시각”이라면서도 “(설사가)주증상인 호흡기 증상 수준으로 빈도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앞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KMI) 감염내과 전문의도 “메르스 바이러스는 특이하게 호흡기는 물론 위장관에도 침입하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의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엄 교수는 “현지에서 사는 사람이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달리 한국은 여행, 출장 등을 다녀온 사람이 환자”하며 “2015년 당시 유행했던 패턴, 한국인이나 환자 개인의 신체적 특징, 여행 물갈이 등의 여파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고 했다.
최근 보건당국이 중동을 다녀온 사람이 설사를 호소하면 메르스를 의심하는 방향으로 검역 가이드라인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중했다. 엄 교수는 “검역을 꼼꼼하게 해야겠지만 가이드라인을 바꾸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단순히 여행자 설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 (중동 여행객 중)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중점적으로 볼지, 그런 사람을 감별해 낼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전문의도 “설사의 원인이 메르스만이 아닐 수 있다”며 “다른 균에 의한 식중독, 장염 등도 원인일 수 있다”고 지했다. 이어 “너무 많은 사람을 검역 단계에서 거르는 것은 행정력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검역관에게 재량권을 더 부여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스 의심 환자 11명 중 10명 ‘음성’=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6일째인 13일에도 다행히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질본의 ‘메르스 일일 현황’을 보면 지난 12일 저녁 6시 기준 메르스 의심 환자는 11명으로, 이 중 10명은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고, 1명은 검사 중이다.
밀접 접촉자는 21명, 일상 접촉자는 428명이었다. 같은 날 낮 12시와 비교해 밀접 접촉자 는 변함이 없고, 일상 접촉자는 7명 감소했다.
일상 접촉자 중 기내 접촉자 8명은 해외로 출국, 일상 접촉자에서 제외됐다. 질본이 지난 12일 소재는 파악했지만 건강상태를 확인 못했던 리무진형 개인택시 승객이 1명 추가됐다. 이 승객은 환자 이모(61) 씨가 인천국제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한 택시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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