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최근 몇년간 주식ㆍ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한국 슈퍼리치 규모가 3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전체 규모보다 많은 슈퍼리치를 탄생시켰고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신흥국들도 수십명씩 초고액자산가가 늘고 있다.
6일 스위스 자산정보업체 웰스엑스(Wealth-X)와 UBS은행이 내놓은 ‘2013 슈퍼리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자산 3000만달러(약 309억원) 이상을 보유한 슈퍼리치는 139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1385명)보다 5명(0.4%)늘어나는데 그쳤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보유 자산 규모도 2650억달러(약 273조원)로 1년 전과 같았다. 조사가 시작된 2011년(1400명ㆍ2750만달러)과 비교해서는 인원과 자산 규모 모두 후퇴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한국에서 초고액자산가는 꾸준히증가해 왔으나 최근 3년간 부동산·주식시장이 좋지 않아 정체하는 모습”이라며 “기업 상장, 토지 보상 등 새로 슈퍼리치에 진입할 수 있는 경로도 줄었다”고 말했다.
아시아국가 중 일본과 인도네시아에서 슈퍼리치가 크게 늘었다. 일본의 초고액자산가는 1만4270명으로 한국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1년 만에 1440명(11.2%)이 늘었고, 보유 자산은 2조3350억달러로(약 2402조원)로 12.5%증가했다. ‘아베노믹스’ 등으로 주가지수가 50% 가까이 뛰고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슈퍼리치는 865명으로, 1년 만에 80명(10.2%) 증가했다. 홍콩도 3180명으로 45명(1.4%) 늘었다. 반면 중국은 1만 675명으로 1년만에 570명(5.1%)줄었다. 중국 시진핑 정부가 반(反) 부패 정책을 펴면서 중국 본토 부호들이 대거 홍콩으로 자산을 옮긴 영향이 컸다.
슈퍼리치 규모 1위 국가는 미국으로 모두 6만5505명이다. 1년 전보다 5225명(8.7%) 늘었다. 전 세계 슈퍼리치의 3분의 1이 미국인인 셈이다. 보유 자산도 8조2850억달러에서 9조850억달러로 9.7% 증가했다.
2위는 독일으로 1만5770명에서 1만7820명으로 2050명(13.0%)늘었다. 4위 영국은 1만515명에서 1만910명으로 395명(3.8%) 늘었다. 3위ㆍ5위는 일본과 중국이다. 유럽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 덕분에 스위스(13.1%), 프랑스(9.5%), 이탈리아(7.0%), 스페인(6.9%) 슈퍼리치도 증가세였다. 우리나라의 초고액자산가 수는 전 세계 17위로, 아시아에서는 5번째였다.
세계 전체로 봤을 때 슈퍼리치는 19만9235명으로, 1년 전의 18만7380명보다 6.3% 늘었다. 보유 자산은 25조7750억달러에서 27조7770억달러로 7.7% 증가했다. 전체 중 88%는 남성이었고 10명 중 7명은 자수성가형이었다.종사 분야는 금융(20%), 산업재벌(6.3%), 제조업(5.5%), 부동산(4.8%) 순서로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