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 靑과 재판 거래 정황 -문건 작성ㆍ파기한 부장판사도 8일 소환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구속 수감됐다 최근 석방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다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9일 오전 9시 30분 김 전 실장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강제징용 사건 재판과 관련해 청와대가 개입한 부분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라고 밝혔다.

검찰은 최근 양승태(70ㆍ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 당시 법원행정처가 일제 강제징용ㆍ위안부 피해자들의 소송을 놓고 외교부 등 정부와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가 대법원 확정 판결을 늦추는 대가로 판사들의 해외 파견지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대법원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2012년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는데, 서울고법이 이듬해 각각 1억 원을 배상하도록 판결했음에도 대법원에서 5년 넘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검찰은 관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위해 지난 2일 외교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임종헌(59ㆍ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013년 말 청와대를 방문해 주철기(72) 당시 외교안보수석과 징용 소송에 대해 논의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전 수석은 아직 검찰의 직접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을 상대로 일제 강제징용ㆍ위안부 피해자 소송 관련 당시 법원행정처와 청와대 차원의 교감이 있었는지, 법원행정처 관계자를 만난 적이 있는지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실장은 지난 6일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앞두고 재판 거래라는 또 다른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셈이다.

검찰은 이에 앞서 오는 8일 오전 10시에는 사법행정권 남용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모(42) 부장판사를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김 부장판사는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심의관으로 근무하며 판사 동향을 파악하고 재판 관련 문건을 작성했다. 지난해 2월 인사 이동을 앞두고 관련 파일 2만4500여건을 무단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