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입장 고수…“한국 특수 사례 아니다” “2016년 천공현상 보고…최근 결론” 해명 엔진화재 인지하고도 조치없이 방치 의혹 안전진단 받은 차량 중 8.5% ‘문제’ 확인 차주들 고통·불안감 확산 ‘BMW 포비아’

520d의 잇단 화재로 ‘불자동차’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된 BMW그룹 코리아가 전날(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앞에 고개 숙였지만, 논란은 외려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재의 원인이 높은 개연성으로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결함’에서 비롯됐다는 자체 진단을 내놨지만 이 과정에서 BMW 본사가 2016년부터 엔진 화재를 인지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늑장 리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같은 날 국토교통부의 긴급 브리핑에서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BMW 차량의 8.5%가 문제 차량으로 분류된 것으로 확인되며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확산될 전망이다.

BMW코리아가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공식 발표한 520d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EGR 쿨러’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요한 에벤비클러 BMW 그룹 품질관리부문 수석부사장은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 EGR 파이프와 흡기다기관 등에 침전물이 쌓였고, 바이패스 밸브가 열려 냉각되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가 빠져나가면서 침전물에 불이 붙게된 것”이라고 발화 과정을 설명했다.

다만 EGR쿨러에 누수 현상이 있다고 해서 모든 차에 불이 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국내 일부 전문가들이 제기한 소프트웨어 문제 가능성에 대해선 “미국을 제외한 모든 시장이 똑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고 일축했다.

이번 EGR 결함이 한국에서만 발생한 특수 사례가 아니라는 것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한 결함 사례가 있었고, 결함률은 한국이 0.10%, 글로벌이 0.12%로 비슷하다”면서 “다만 한국에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문제가 나타난 이유에 대해선 계속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BMW가 엔진 화재를 인지한 시점이다.

게르하르트 뷀레 BMW그룹 글로벌 리콜 담당 책임자는 “흡기다기관 쪽에 작은 천공이 형성되는 현상을 2016년에 보고받았다”며 “당시엔 정확한 원인을 몰랐고, 첫 보고 이후 원인 규명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올해 6월에 결과를 도출했다”고 해명했다.

2016년부터 엔진 화재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올해에만 30대 가까운 차량이 불길에 휩싸일 때까지 국내에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연쇄 화재가 공론화된 시점에 이르러서야 원인 규명이 끝났다는 설명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BMW가 EGR 부품 결함 가능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으면서 늑장 조치를 했다면 과징금 등 징계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함률이 0.10%에 불과하다는 주장과 달리 안전진단 결과 8.5%가 문제 차량으로 분류된 것도 소비자 불안을 자아내고 있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27일부터 전날 오후 3시까지 리콜 대상 10만6317대 중 3만3918대(31.9%)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벌였고, 이중 939대의 부품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958대는 렌터카를 대여해줬다.

안전진단 신뢰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목포에서 불에 탄 520d 차량이 부실한 안전진단으로 인해 진단을 받고도 화재가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BMW 차량의 주차 및 접근을 꺼리는 ‘BMW 포비아(공포증)’까지 등장하며 차주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다.

한편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일련의 화재 사고로 인해 고객과 국민, 정부 당국에 불안과 심려를 끼친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정부 당국과 면밀히 협조해 사전 안전진단과 자발적 리콜이 원활하고 빠르게 진행되도록 만전을 다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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