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개혁특위, 개혁권고안 확정 금융소득과세도 40만명으로 확대 전문가 “조세저항 불가피” 지출계획 빠진 점도 지적
정부가 ‘부자증세’ 기조에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부동산 자산과 금융소득 등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방향의 조세정책 방향을 내놓은 가운데, 이는 남은 현 정부 집권 기간동안 이어질 부자증세의 전주곡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3일 ▷종합부동산세 단계적 인상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인하 ▷임대소득 세제혜택 폐지ㆍ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을 확정, 정부에 제출했다.
권고안의 가장 큰 특징은 세율은 과세표준 구간이 올라갈수록 0%포인트에서 최대 0.5%포인트까지 인상폭이 커지도록 설계, 누진도를 강화한 점이다. 재정개혁특위는 약 34만6000명이 권고안 영향을 받고, 이에 따라 약 1조1000억원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또 이자ㆍ배당 등 금융소득 과세대상 인하에 따라 현재 9만여명에 달하는 과세대상자 수 역시 40여만명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위는 이와 함께 주택임대소득의 소형주택 과세특례는 축소 또는 일몰 종료하라고 권고했다. 또 주택 임대사업자의 세 부담 축소 요인으로 지목되는 주택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분리과세시 적용되는 400만원의 기본공제도 축소 또는 폐지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정부가 이처럼 다주택 보유자ㆍ금융 자산가 등을 대상으로 한 ‘핀셋증세’에 나선 것은 조세정의 구현이라는 큰 그림 이외에도 현 정권 내내 이어질 복지확충을 대비한 재원 마련 차원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특히 이번 재정개혁 권고안은 급격한 보유세 인상에 따른 반발 여론을 최소화하면서 앞으로 매년 늘어날 증세효과를 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권고안 대로 세제 개편이 확정되면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90%로 10%포인트 상승할 때 시가 20억원(공시가격 14억원) 상당의 주택을 가진 다주택자의 세부담은 176만4000원에서 223만2000원으로 46만8000원(26.5%) 늘어난다. 이같은 인상효과를 놓고 일부에서는 변죽만 울린 증세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권고안에 적용되는 다주택자 등의 조세저항과 더불어 증세에 따른 지출 계획이 빠져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택임대 소득이나 금융소득은 다른 선진국에서는 종합소득으로 신고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간 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종부세는 고액 주택을 보유했지만 고소득자는 아닌 경우도 있으므로 저항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또 “대상자 수가 전체 국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정면 증세 구상은 아니며, 재정 개혁 측면에서 증세를 논의했다면 지출에 관한 구상도 함께 나와야 하는데 큰 그림이 빠진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홍기용(전 한국세무학회장)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중한 거래세를 내고 있음에도 보유세만 올리는 게 합리적이냐는 지적이 뒤따를 것”이라며 “고소득자 과세가 당장은 명쾌한 재정 확보 방안으로 보일지 몰라도 결국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조세 전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재훈ㆍ배문숙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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