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역전, 무역분쟁에 환율까지 보태 경기 부정적 신호 속 자본유출 고민 8월 금통위에 눈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미국과의 금리 역전,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골치 아픈 한국은행의 고민에 최근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환율이 더해졌다. 올 하반기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를 두고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4일 1077.2원이었던 것이 지난달 29일 1114.5원으로 보름여 동안 37.3원이나 올랐다. 15일여 동안 ‘심리적 제한선’으로 꼽히는 1100원대를 돌파한 것에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1124.2원으로 1120원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신호로 한국과 미국간 금리 역전 폭이 커지고, 금리인상 횟수 전망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 유럽을 상대로 한 ‘전면전’ 선언으로 비화되는 무역분쟁은 금융시장 혼란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있다.
이후 원화가치 하락률은 3.3%. ‘증시 붕괴’로까지 이어진 아르헨티나(8.3%)나 브라질(3.8%) 통화에 이어 가장 크게 통화 가치가 하락했다. 중국 위안화(3.3%)도 원화와 같은 폭으로 하락했다.
외국인들도 주식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일일 금융시장동향을 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4조1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9조7000억원 순매수했던 것에 비춰보면 절반 정도가 이미 빠져나간 상태다. 그 폭은 최근들어 더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3000억원 순매도였던 것이 지난달에는 1조3000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이에 대해 신흥국의 불안이 한국 금융시장에 뒤늦게 반영되면서 순매도나 환율 하락폭이 더 커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동안 신흥국 금융 시장이 불안한 정세를 보였으나 한국은 남북 화해무드 등으로 이를 방어해왔고, 북미 정상회담 등 나올만한 ‘이벤트’가 다 반영된 이후여서 신흥국 불안이 최근 한꺼번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나 미국발(發) 무역제재 수위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달부터는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내역이 공개돼, 당국의 움직임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은은 다음 달 중순 금통위를 앞두고 더 복잡한 방정식을 떠안게 됐다. 한국과 미국간 금리역전 폭 확대라는 것만으로도 부담인데, 미국은 금리인상 횟수 전망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이 줄어들면서 경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고용 등 국내 경기에 대한 신호는 부정적인 와중에 자본유출 걱정을 감안하면 등 떠밀리듯 금리는 인상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지난달 한은이 내놓은 신호에 대해서 시장은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명확한 신호 없이 이달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자연히 기대감은 다음달로 모아지고 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6일자 전망에서 한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10월에서 3분기로 앞당겼다. 씨티는 한은이 3분기와 4분기에 연달아 금리를 올릴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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