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이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를 초청해 유리한 발언을 유도하는 질문을 했다가 되레 무안을 당했다.

28일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전경련은 지난 27일 폴 크루그먼 교수를 초청해 양극화와 빈곤에 대한 특별 대담을 가졌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부의 불평등을 강조하고 재분배해야 된다’라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경제학자다.

권태신 부회장은 대담 중 “우리나라는 7월부터 주 근로시간을 갑자기 52시간으로 줄인다, 예외 규정도 별로 없이 일률적 적용하는 것은 무리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대표적인 진보 경제학자의 입을 통해 기업에 유리한 답을 유도해 국내 상황에 이용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런데 크루그먼 교수는 “52시간이냐?”라고 되물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어 “한국도 선진국인데 너무 많이 일한다. 정말 놀랍다”고 대답해 질문자를 당황시켰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은 주 40시간이 근로시간인데. 넘기면 무조건 1.5배의 초과수당을 받는다”며 “한국의 근로조건에 대해 정말 깜짝 놀랄 부정적인 정보를 얻었다”고 했다.

권 부회장의 “임금을 너무 올리면, 기업이 사람을 줄이게 된다”라며 “기업들은 결국 해외로 나가게 되고 노조의 힘은 소수에게만 이득이 된다는 우려가 있지 않느냐?”고 최저임금 인상과 노조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대답을 유도하는 질문을 했다.

이에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 상황은 잘 모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얘기는 할 수 없지만 미국의 경우 전체 근로자의 8%만 노조에 참여하고 있는데, 더 많이 참여해서 활동이 필요하다”며 “덴마크는 70%가 노조에 참여하고 있지만, 과도한 인상을 요구한다거나 무리한 부분이 없다, 그래서 노조를 많이 한다고 해서 무리하지 않다”고 답해 질문자를 머쓱하게 했다.

전경련의 이번 특별 대담에 대해 노벨상을 받은 저명한 진보 경제학자의 입을 이용해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노조 활동에 대해 유리한 근거 자료로 쓸 발언을 얻어 내려고 하다가 되레 재분배 주장만 부각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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