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연봉 12년치 다 모아야 소득으로는 대출 45%도 못갚아 연 초 서울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무주택자들이 월급을 모아 집을 사기 더 어려워졌다. 서울에선 한 푼도 쓰지 않고 12년을 모아야 집을 한 채 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 주택을 살 수 있는 주택구매력도 2010년 이후 최악이다.
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서울 평균 주택 PIR(Price to Income Ratio, 가구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12.1배로 역대 가장 높았던 2009년 9월(12.1배)과 같다.

이 수치는 집값을 5개 구간으로 나눠 중간대(3분위) 주택가격을 5개 소득구간 중 중위소득(3분위)의 평균 연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한마디로 서울 중간 소득 계층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2.1년을 모아야 중간 가격대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2016년 3월 9.7배에서 4월(10.0배) 두 자리 수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올라 2017년 6월 11배로 뛰었고, 올 1월 11.4배에서 상승세를 이어 12배를 넘었다.
대출을 통해 집을 살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HAI(Housing Affordability Index, 주택구매력지수)도 3월 44.8를 기록해, 2010년 4월(44) 이후 가장 낮다. 이 지수는 중간 소득의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중위가구의 소득을 대출상환가능 소득으로 나눠 100을 곱해 구하는데, 소득과 대출상환가능 소득이 같으면 100이다. 따라서 100보다 높으면 대출을 통해 무리 없이 집을 살 수 있지만, 낮으면 그만큼 소득대비 대출상환 금액이 많아지면서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중위소득 가구가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 양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KB-HOI(KB-Housing Opportunity Index, KB-주택구입 잠재력지수)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1분기 기준 서울 KB-HOI는 18.6으로 2010년 1분기(17.4) 이후 가장 낮다. 이 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해당지역에서 구입가능한 아파트 양을 전체 아파트 양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해당지역에 구입가능한 아파트가 적다는 의미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5% 조금 넘게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은 올 1분기에만 4% 정도 폭등했다”며 “단기간 집값이 크게 올랐으니 실질 소득이 별로 늘지 않은 무주택 가구들이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하기 더 어려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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