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수용소에 8만~12만 정치범 수용” -北 “한미 UFG훈련 중단돼야” -北, 남측에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하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다음달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미국이 서로에대한 압박을 가했다. 북미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서로 요구사안을 관철하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는 29일(현지시간) 북한 수용소에는 8만~12만 명의 정치범이 수용돼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종교적인 이유로 감금돼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펴낸 2017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 북한 정부가 종교 활동에 참여한 주민을 처형, 고문, 구타, 체포 등 가혹하게 다루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국무부는 이들이 외딴 지역 수용소에서 끔찍한 환경 속에서 갇혀 있다고 덧붙였다.

2017 연례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6월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2015, 2016 보고서가 8월에 나온 것과 비교하면 예년보다 두 달 이상 앞당겨 발간됐다. 샘 브라운백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정치범 수용소 문제가 북미정상회담 의제로 제기돼야 하는지에 대해 “그렇길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위성사진과 탈북자 수기 등을 통해 정치범 수용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와 연방수사국(FBI)는 이날 북한의 악성 사이버활동에 대해 경보를 내렸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은 사이버 공격을 이유로 수차례 북한을 비난했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조치이기 때문에 그 정치적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정상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으려면 인권 및 사이버 범죄에 대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며 “본격적인 북미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원하는 의제를 던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29일 노동신문은 ‘대화 분위기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 제하 논평에서 매년 8월쯤 진행되는 한미 군사연습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거론하며 “조미(북미)가 현안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안고 대화를 향해 마주 가고 있는 때에 미국이 남조선과 함께 조선반도(한반도)에서 긴장을 격화시키고 핵전쟁을 몰아오는 주되는 화근인 합동군사연습을 굳이 벌여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미국에 반문했다.

신문은 “교전 쌍방이 협상을 선포하면 군사 행동을 자제하는 것은 국제적 관례”라며 “핵 전략자산들을 끌어들이면서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으면 모든 것이 다 원래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고 위협했다. “미국이 회담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상대를 힘으로 위협 공갈하는 놀음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의 이같은 주장은 북한이 한미일 군사안보협력체계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체제보장’의 위협요소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교안보 소식통은 “미국과 남한에 원하는 ‘체제보장’의 범위를 제시함으로써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작업에 들어간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에 생화학무기에서부터 인권문제까지 다양한 의제를 던지듯, 북한도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북한은 미국뿐만 아니라 다음달 1일 고위급회담을 앞둔 남측에도 압박을 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말보다 실천이 앞서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북남관계개선을 해치고 조선반도에 전쟁위기를 조장하는 위험한 장애물들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를 언급했다. 통신은 “남조선 인민들은 ‘전범국 일본과의 군사협정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남북정상이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다고 선언한 것만큼 일본과의 군사협력 시도도 중단돼야 한다’고 하면서 범국민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것은 북남관계개선과 조선반도평화보장을 바라는 남녘민심의 반영이며 당국이 이 기대에 따라설데 대한 요구이기도 하다”고 했다.

신문은 “일본과의 군사협정은 전쟁이 없는 조선반드를 염원하는 겨레의 열망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며 “오늘에 와서 협정존재의 구실은 명백히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통신은 ‘보수 정권이 남긴 반인륜적 문제는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제하 논평을 통해 “북남 사이에 민족적 화해와 평화의 기류가 흐르고 있는 지금 피해자 가족들을 비롯한 우리 인민들은 기대를 안고 사랑하는 딸자식이 돌아오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여성 공민들의 송환 문제에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겨레 앞에 죄를 짓는 것으로 된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며 “이것은 북남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남조선 당국의 성의와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로도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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