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tvN의 ‘알쓸신잡’, MBC의 ‘전지적 참견 시점’, 채널A의 ‘하트시그널 시즌2’, MBC의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예능의 변화된 좌표를 선명히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다.
이들은 2012년 관찰예능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렸던 KBS-2의 ‘인간의 조건’, MBC의 ‘진짜 사나이’, SBS의 ‘백년손님 자기야’, tvN의 ‘꽃보다 할배’ 등과 다른 형태를 취한다.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해 리얼한 장면을 담아냈다는 점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이전과 다른 점은 스튜디오에 참여한 패널들이 재치 있는 입담과 전문적·지성적 견해가 곁들여진 토론의 장을 열어 장면을 해석하는데, 그 내용이 꽤나 유익하고 흥미롭다. 마치 SNS 게시물 댓글을 오프라인화한 모습이다. 즉 ‘리뷰’를 표방하고 있다. 특히, 여러 분야의 셀럽과 지식인들이 참여하기에 다양한 시각의 리뷰 형태가 이루어진다. 여기서 시청자들은 그동안 느꼈지만 선명하게 알 수 없었던 것, 또는 새로운 시각의 정보를 접하며 지적 욕구충족의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리뷰’ 풍토 속에 문화예술계를 보자. 현재 연극과 무용, 영화 등 문화예술계는 비평 전문지를 통해 창작물에 대한 분석·비평물을 축적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의 관심이 갈수록 낮아지면서 최근 비평 전문지들은 글을 축소하고 광고와 사진으로 메우거나, 문화예술의 지적탐구와 점검 보다는 짧은 글로 리뷰의 형식을 바꾸고 있다.
일각에선 이런 최신의 유행을 타는 듯 하는 단견(短見)의 태도를 극히 걱정하고 있다. 문화예술사가 ‘역사적 기록물’로 제대로 확립되기 어렵다는 점, 문화적 가치매김과 연관하여 하나의 공연물이나 예술가들의 활동이 ‘지적 콘텐츠’에 의한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비평 전문지의 쇠퇴는 한국 문화예술의 지적 콘텐츠 축적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이다.
비평 전문지들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순수한 ‘지적 콘텐츠’의 독립적 행보를 이어가거나, 화려한 시선 끌기 혹은 상호 소통을 위한 전환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평 전문지들의 쇠락을 막지 못한다. 어쩌면 이는 과도한 지적 생산에만 주력하거나 혹은 단순 유행 쫓기에 급급하여 본질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지금 시대의 ‘진정한 리뷰’는 무엇인가. 리뷰의 지적 내실을 담아내면서도 대중과의 거리를 가까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문체부는 최근 ‘정기간행물 진흥 5개년 계획(2017~2021)’을 수립했다. 다매체 환경의 대응을 위한 잡지의 뉴미디어 제작과 모바일에 최적화된 온라인 유통 지원 시스템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의 창출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신기술의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구축해 다양한 잡지 콘텐츠를 활용한다면 정기간행물산업이 재도약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뷰’ 풍토 속에서 문화예술계의 우수한 리뷰와 지적 콘텐츠의 손실을 막으면서 그 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비평 전문지의 역동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