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지난 1년간의 국정운영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정책에 대한 평가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과격한 대기업 정책의 부작용과 현실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공정위의 입장과 달리, 지난 1년간의 재벌개혁 성과를 성에 차지 않아하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10일 김상조 위원장과 10대그룹 관계자들의 간담회 직후 논평을 내고 공정위의 재벌개혁 의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논평에 따르면 “김 위원장 취임 후 1년 동안 재벌그룹과 3번을 만나면서도 또 다시 기업의 자발적 노력을 요구했다”며 “우리 역사상 재벌의 자발적 노력으로 개혁이 이뤄진 적은 한번도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또 논평은 “공정위는 재벌 개혁의 속도와 강도를 맞추고 3~5년의 시간적 계획 하에 일관되게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속편한 소리를 할 때가 아니다”며 “공정위는 ‘기계적 중립자’가 아니라 ‘재벌개혁의 추진 기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벌개혁의 속도전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 같은 일부의 지적과 비판에도 공정위는 김 위원장 취임 이후 견지해온 재벌개혁 방향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김 위원장은 10대 기업 관계자들과 만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 임기 3년, 현 정부 5년 동안 일관되게 가는 게 개혁 성공에 이를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한다”며 “양 극단의 비판 한 가운데서 중간의 속도와 강도를 가지고 일관되게 흔들림없이 가겠다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한국경제의 중요한 자산이며, 재벌개혁은 우리 대기업집단의 생산능력을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한 김 위원장의 의지가 다시 한번 강조된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간 수차례 시도됐던 재벌개혁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역대 정권 초기 몰아치듯 개혁을 강제해왔던 것 때문이라는 게 김 위원장과 공정위의 기본 인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부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고치를 찍는 등 정권에 힘이 실린 지금을 재벌개혁을 이뤄야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그보다 착실한 접근 방식이 개혁의 성공을 위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김 위원장이 ‘칼날위의 균형’이라고 표현했듯 재벌개혁 만큼 국가경제에 대기업이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정부 부처로서 공정위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한편으론 이같은 공정위의 재벌개혁의 순차적 접근은 여소야대의 여의도 정치 지형 탓도 있다. 재벌개혁의 바탕이 될 법 개정 사안들이 국회 통과를 기약없이 기다리가는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고민에서다. 공정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재벌개혁에 3~5년을 언급한 것은 자신의 임기를 넘어 현 정부 집권기간 내내 개혁의 과정을 거치겠다는 의미”라며 “여기에는 어려운 법 개정 과정의 고민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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