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올들어 줄곧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진단했던 정부의 경기 평가가 5월에 ‘중립’으로 선회했다.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으면서 경기회복의 탄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의 경기전망은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긍정적 입장이지만, 통상마찰과 금리인상 등 대내외 리스크(위험) 요인이 산재해 있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경기를 지탱하고 있는 소비와 관련한 속보치도 일부 둔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발간한 ‘5월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경제는 1~2월의 기저영향 등으로 광공업 생산ㆍ투자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소비는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의 회복ㆍ둔화 등 평가를 배제한 중립적 해석이다.
이러한 경기 평가는 4월까지만 해도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던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기재부는 4월 그린북에서도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광공업 생산과 소비ㆍ설비투자 증가세가 지속되며 회복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의 경기평가가 ‘중립’으로 선회한 것은 정부의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청년층 등 일자리 사정이 개선되지 않는 등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수출이 18개월만에 처음 감소세를 보였고, 여기에다 일부 경제지표까지 악화됐기 때문이다.
고용의 경우 취업자 증가 규모가 올 2, 3월 2개월 연속 10만명대 초반에 머물렀고, 3월 청년실업률은 11.6%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3월 전산업생산도 광공업 부진으로 전월대비 1.2% 감소했고, 설비투자(-7.8%)와 건설투자(-4.5%)도 부진했다.
이런 가운데 3월 소매판매는 승용차ㆍ통신기기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2.7%의 증가세를 보이며 경기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기재부가 각 업종 단체와 기관의 4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집계한 결과 회복의 강도가 크게 약화됐다.
기재부가 집계한 속보치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올 2월에 전년동월대비 -11.2%의 큰폭 감소에서 3월에는 -3.5%로 감소세가 둔화된데 이어 4월엔 1.3% 증가세로 돌아서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카드 국내승인액 전년대비 증가율도 3월 1.2%에서 4월에는 14.1%로 크게 확대됐다. 반면,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은 2월에 8.5%의 큰폭 증가를 보이다 3월 5.5%, 4월엔 0.5%로 증가폭이 급격히 둔화됐고,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은 2월 24.7%에서 3월엔 3.1%로 둔화됐다가 4월엔 -2.0%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속보치에 대해 기재부도 “자동차 판매회복과 신용카드 국내승인액 증가는 향후 소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나 할인점의 매출 부진과 전월 중국인 관광객 수의 큰폭 회복에 따른 기저효과 등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향후 경기에 대해 “세계경제 개선과 투자심리 회복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실업률 등 고용상황 개선이 미흡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상존해 있다”고 우려했다.
기재부는 그러면서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경기회복세가 일자리ㆍ민생개선을 통해 체감될 수 있도록 올해 경제정책 방향 및 청년일자리 대책 등 정책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청년일자리 및 구조조정 위기지역 대책을 위해 지난달 6일 국회에 제출한 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파행으로 상정조차 되지 못하는 등 정책이 차질을 빚고 있어 경기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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