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금실 핑크원더 대표 인스타그램 방송 1년여 “아토피 극복 경험·피부고민 상담…고객과 인생 이야기도 나눠”
“대표님도 피부 고민이 있으신가요?”
“호호바오일은 어떻게 사용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피부에 문제가 생기면 이제 대표님부터 생각 나요.”
최금실(34) ‘핑크원더’ 대표는 오늘도 방송용으로 세팅한 스마트폰 앞에 자리를 잡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고객들과 만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최 대표는 옆집 언니가 뷰티 팁을 일러주듯 직접 피부 관리하는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라이브 방송에선 마치 고3 언니가 고1 후배를 데리고 아름다워지는 법을 코치하는 듯한 정다움이 넘쳐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그만의 특별한 클렌징 팁을 공유하기도 한다. 벌써 1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일상이다. 그러다보니 그의 라이브 방송이 없으면 허전해 하는 단골손님이 꽤 많아졌다. 일종의 ‘최금실 중독’이랄까….
▶100일 목표 인스타 라이브, 어느덧 1년째=“작년 2월에 인스타그램 라이브 도입 소식을 듣고 기다렸다가 첫날부터 시작했어요. 고객들과 1대1 상담을 하거나 모바일메신저에서 상담하다보면 같은 질문이 여러 번 오더라고요. 혹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지만 어디로 연락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면 제가 먼저 다가가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처음에는 100일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매일 오후 9시면 방송을 하다보니 저녁식사 약속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렇게 딱 100일만 해보고 끝내려 했다. 하지만 인스타 라이브는 이미 최 대표 일상의 일부가 됐다. 최근에는 방송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일과 중 하나다. 고될 법도 한데 최 대표는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라고 했다.
최 대표의 방송에 모이는 시청자 수는 150~200명 수준. 많게는 700명까지 모인다. ‘뜨내기’ 아닌 알짜 시청자라는 점에서 의미있다. 대개 인스타 방송을 하면 ‘눈팅’만 하는 유령 참여자가 상당수다. 방송 진행자를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이용자들도 간혹 있다. 하지만 최 대표의 라이브 방송 시청자들은 최 대표의 오랜 팬이거나 뷰티 노하우에 궁금증을 가진 적극적인 참여자가 대다수다. 뷰티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다가 일상 이야기를 하며 옆길로 새기도 하면서 채팅창 분위기는 친한 동창 모임처럼 늘 화기애애하다. 최 대표의 가끔의 수다(?)에 폭소 댓글도 폭발한다.
▶“8년간 마케팅 비용 ‘0’…SNS 덕이죠”=최 대표는 인스타 라이브 전에도 블로그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를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을 이어왔다. 과거 극심한 아토피 질환에 시달리면서 스스로 깨우친 노하우를 블로그에 공유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자신의 진솔한 경험담을 토대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소비자들과 유대감을 쌓아가면서 핑크원더 제품도 수월하게 알려나갈 수 있었다.
핑크원더에서 지난 8년 간 쓴 마케팅 비용은 ‘0’원에 가깝다. SNS 활용 만으로 2016년 매출이 2011년보다 40배 가량 뛰는 성과를 거뒀다고 핑크원더 한 직원은 귀띔했다. 최근에는 인스타 라이브 1시간 동안 핑크원더 대표 제품 ‘호호바오일’이 2100병 팔려나가는 진기록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물론 최 대표도 처음부터 방송 체질(?)이었던 것은 아니다. ‘말하는 것보다 타자치는 게 더 빨랐던’ 전형적인 파워블로거였다. 블로그 글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건 익숙했지만 방송은 그 역시 생소한 분야였다. 인스타 라이브를 하기 1년 전부터 스피치 학원에 다녔던 것이 도움이 됐다. 방송을 하면서도 1대1 교습을 계속 받는 등 노력을 이어갔다.
“(인스타) 첫 방송 때 ‘시작’ 버튼을 딱 눌렀는데 눈물이 쏟아질 뻔 했어요. 너무 막막하더라고요. 부담감 때문에 먹는 것마다 체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타깃 시청자 한 분만 정해놓고 계속 그분 이름 부르면서 ‘오늘은 뭐 드셨어요?’, ‘듣고계시죠?’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조용하게 지켜보시던 분들도 한 분씩 반응을 보이시기 시작하더라고요. 이제는 저를 응원해주시는 1명만 있어도 방송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스타 라이브를 1년 넘게 이어오며 최 대표의 방송 콘텐츠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계 전문가들을 초대해 뷰티 뿐 아니라 사람 심리나 직업생활과 같은 인생 고민도 나누고 있다. 항공사 승무원부터 대학교수, 스타트업 경영자까지 다양한 초대 손님이 최 대표 방송을 거쳐갔다.
“뷰티 전문가와 또 다른 전문가가 삶에 대해 얘기 나누면 재미있겠다 싶었죠. 인생관, 직업관이 다 다르니까 방송 들으시는 분들 고민도 거기서 교집합으로 만날 수 있을 거고요. 특히 결혼 후 경력 단절되고 뷰티에도 관심 멀어진 분들 많은데, 그런 분들에게 방송을 통해 자신감을 심어드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숨은 고객과 소통 위해 도전 이어갈 것”=고객과의 소통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최 대표는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생각하는대로 된다’는 메시지를 방송에서 전할 때마다 자신에게도 긍적적 에너지가 채워지는 듯 하다고. 그래서 생각이 많을 때면 오히려 상담에 집중한다. 처음엔 뷰티 멘토로 시작된 상담이지만 다양한 고객을 만나며 상담 영역은 일상 전반으로 확장됐다. 그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용기주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웃어보였다.
불과 8년여 전만 해도 아토피 피부에 위축돼 어두운 곳으로만 다녔던 그였다. 아토피 전문의를 찾아가도 “어쩔 수 없다. 약 드시면서 사시라”는 허무한 답변만 받아들었다. 진단에 수긍할 수 없었다. 원인이 있기 때문에 결과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최 대표는 결국 스스로 천연원료를 찾아나서기에 이르렀다. 화장품 뿐 아니라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 습관을 고치면서 아토피는 몰라볼 만큼 호전됐다. 바닥에 떨어졌던 자신감도 차올랐다. ‘불가능은 없다’고 주변을 북돋울 수 있는 것은 그런 자신의 경험과 무관치 않다.
“인스타 방송에서 가장 많이 불러주시는 애칭 중 하나가 ‘원더 언니’예요. 과거의 저처럼 세상과 등진 채 숨어계신 분들이 저를 언니처럼 친근하게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피부 고민 뿐 아니라 생활 습관, 심리적 문제 같은 여러 고민을 가진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이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