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는 불투명, 효력은 제한적 이사회 통한 ’먹튀‘엔 속수무책 사외이사등 경영감시능력 취약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산업은행이 무려 7억5000만달러(약 8000억원)를 내고 확보한 한국지엠(GM) 주주총회 거부권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결국 국민의 돈인데, 회수여부가 투명해진 데다, 거액을 들여 확보한 거부권의 효과도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의 거부권은 GM이 경영을 약속한 10년 동안이 유효기간이다. GM의 한국 철수설의 시작은 지난해 만료된 산은의 거부권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산은은 거부권 확보를 위해 모든 거는 모습이었다.
이번 지원방안에서 GM이 기존 채권을 우선주로 출자전환하기로 하면서 산은의 보통률 지분율 하락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산은은 신규자금 지원액 전부를 대출이 아닌 출자형식을 취하기로 했다. 당초 ‘지분 대 지분, 대출 대 대출’의 원칙도 꺾었다. 대출은 상환을 받거나 담보권을 행사해 회수할 수 있지만, 보통주 출자는 회사 경영이 악화되면 ‘휴지조각’이 된다. 이미 산은의 기존 한국지엠 출자지분은 장부상 ‘0원’ 처리됐다.
10년간이면 그 가치가 1조원이 넘을 돈을 주고 산 거부권이 제대로 행사될 지도 미지수다. 주총이 아닌 이사회에서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어서다. 이미 과거 산은 측 이사들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산은 측 이사들은 2012년 우선주 조기상환 계획과 GM본사 차입방안에 불참으로 반대를 표시해 결국 가결됐다. 전 세계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되면서 2015년 회사의 러시아 전략에 대한 안건도 반대표를 던졌으나 역시 가결됐다. 리파이낸싱(refinancing) 계획(2015년)과 펀딩(funding) 계획(2016년) 안건도 반대표에도 불구하고 원안가결로 통과됐다. 거부권을 제대로 쓰일 기회조차 제대로 없었던 셈이다.
이사회 내 인적쇄신을 위해 산은은 최근 사외이사 2명을 교체했다. 한국지엠 공시에 따르면 산은 측 사외이사로 있었던 김제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교 교수와 이해용 경기남부도로 대표이사(전 산은 심사평가 부문장)가 물러나고 지난 13일 이용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와 문태석 전 산은 강북지역 본부장이 사외이사로 각각 임명됐다. 다만 기업경영 및 정상화에 이들이 어떻게 전문성을 가지고 이사로서 역할을 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GM측이 한국지엠 의사결정을 위해 내놓을 안건들은 글로벌 전략을 바탕으로 한다. 사외이사들이 GM의 글로벌 전략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못한다면 경영진 측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경영진 측이 사외이사들만 회유한다면 1조원 ‘국민의 돈‘을 출자한 것이 ’헛발질‘이 될 수도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지엠 이사회에 추천한) 사외이사들은 우리 직원이 아니라 추천된 인사들이고 독립적으로 판단한다. 우리에게 보고의무가 없다”며 “다만 중요사항은 간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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